서울 0·지방 1639명…의대 증원 '쐐기'

입력 2024-03-20 18:25
수정 2024-03-28 16:23

정부가 현재보다 2000명 늘어난 2025학년도 의대 입학 정원 규모와 대상 대학을 20일 공개했다. 서울 8개 의과대는 증원 대상에서 원천 배제하고 늘어난 정원의 82%를 비수도권에 집중 배정했다. 의사들의 강력한 반발에도 적당한 타협은 결국 국민 피해로 돌아간다며 증원에 쐐기를 박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2025학년도 의과대학 학생 정원 대학별 배정 결과’를 발표했다. 추가 인원 2000명 중 82%(1639명)를 지방에, 18%(361명)는 경기와 인천에 배정했다. 서울권 대학에는 한 명도 증원하지 않았다. 이번 결정으로 현재 2023명인 비수도권 27개 대학의 정원은 3662명으로 늘어났다. 경기·인천지역 의대 입학 정원은 209명에서 570명으로 2.7배 증가했다.

정부가 이번 배정에 적용한 원칙은 △비수도권 지원 △지역 거점대 강화 △‘미니 의대’ 적정화 등 세 가지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의료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지방대 의대에 인원을 집중적으로 배정했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수도권에서 경기와 인천에 있는 미니 의대 정원을 대폭 늘린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전국 거점대 역할을 하는 7개 지방 국립대 의대 정원은 강원과 제주를 제외하고 200명으로 일괄 확대했다. 서울대(135명), 연세대(110명) 등 서울 주요 대학 정원을 단숨에 넘어섰다. 일괄 확대로 정원 49명인 충북대는 151명이 증원돼 최대 수혜 의과대로 꼽혔다.

이 부총리는 “비수도권 대학들은 늘어난 의대 정원을 지역 인재를 선발하는 지역인재전형을 적극 활용해 지역의 정주 여건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이를 통해 지역 교육 생태계가 활력을 되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의료계와의 대화를 계속 추진하겠지만 증원 규모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대국민담화에서 “2000명 증원은 의사 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최소한의 수치”라며 “정치적 손익에 따른 적당한 타협은 결국 국민의 피해로 돌아간다”고 강조했다.

강영연/이혜인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