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이 기업금융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농식품 기업에 대한 컨설팅 서비스 조직을 전면 확대·개편했다. 기존엔 농업을 컨설팅하는 조직과 가공·서비스 등 농업 관련 법인을 담당하는 조직이 분리돼 있었는데, 이들 조직을 통합한 상위 조직을 신설했다. 이전보다 장기적이고 전문화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해 농식품산업 고도화를 이끌고 관련 금융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한다는 전략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지난 1월 산하에 ‘농업금융컨설팅국’을 신설했다. 농업금융컨설팅국은 작년까지 별도 조직으로 운영되던 1차 산업 중심의 농업금융컨설팅팀과 농업 관련 2·3차 산업 중심의 농식품기업컨설팅팀을 통합한 상위 조직이다. 총 15명 규모의 신설 조직은 농식품 기업의 경영 안정과 지속 성장을 지원하는 ‘농식품기업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맡는다.
농협은행이 농식품기업컨설팅 서비스를 처음 제공하기 시작한 것은 2012년이다. 농업금융 전문은행으로서 농협은행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처음부터 무료로 시행한 이 서비스는 농식품 기업의 사업타당성, 판로 개척, 세무 등 13개 분야에 컨설팅을 제공한다. 2012년 서비스 시행 이후 지난해까지 총 265개 기업에 284건의 컨설팅이 이뤄졌다.
대상 기업은 매출과 수익성이 모두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농협은행에 따르면 ‘종합경영컨설팅’을 받은 76개 기업의 2022년 매출은 총 1조600억원으로, 각 기업의 컨설팅 신청 시점 합계액(6545억원) 대비 61.9% 올랐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92.4% 뛰었다. 자산 총액도 이 기간 75.7% 불어났다.
농협은행이 이처럼 기존에 잘 운영돼온 농식품기업컨설팅 조직을 확대·개편한 이유는 1차 산업 컨설팅과 2·3차 산업 컨설팅 사이에 연속성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영세한 농업인이 2·3차 산업까지 영위하는 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이끌려면 기존에 분리돼 있던 조직 사이의 통합적이면서도 일관된 컨설팅이 필요했다.
이에 따라 신설된 농업금융컨설팅국은 기존에 컨설팅이 종료된 기업을 대상으로 개선 방안 이행에 따른 효과 등을 점검하는 ‘팔로업’ 프로그램을 새로 운영하기로 했다. 또 개선안 이행에 따른 성과 분석 및 추가 개선사항을 제시할 예정이다.
농협은행은 컨설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본부 컨설턴트가 기업에 상주하는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인수합병(M&A), 가업승계 등 기업과의 즉각적 정보 공유가 필요한 이슈를 다루기 위해선 컨설턴트가 기업에 상주하는 방식으로 컨설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 같은 전문화된 컨설팅을 통해 농협은행은 미래 금융서비스 수요를 확보하고, 컨설팅 지원 기업의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한다.
금동명 농협은행 농업금융·공공금융부문 부행장은 “더 많은 기업에 더 깊이 있는 컨설팅을 지원하기 위해 사후관리 컨설팅 시스템을 도입했다”며 “단순한 자금 대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 경영을 지원함으로써 농협은행과 농식품 기업이 상생·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