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제용 마포문화재단 대표 "독립서점은 동네 사랑방…소통하러 오세요"

입력 2024-03-20 16:31
수정 2024-03-20 16:34


서울에서 독립서점이 가장 많은 곳은 마포구다. 연남동과 서교동 등 골목 곳곳에 각자 개성이 뚜렷한 독립서점 56곳이 모여 있다. 독립서점은 별다른 광고 없이 마니아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거나 '아는 사람만 아는' 단골 고객들 위주로 영업하는 곳이 많다. 그래서 폐업률도 낮지 않다. 마포문화재단이 독립서점 활성화 프로젝트 '마포책방클럽'을 시작한 배경이다.

송제용 마포문화재단 대표(사진)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독립서점은 각자 테마를 갖고 꾸민 곳들이 많아 개성이 뚜렷하고 '숨겨진 진주'처럼 훌륭한 공간이 많다"며 "마니아층이나 단골 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에게도 홍보가 되면 서점과 시민들 모두에게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 동네책방 활성화 사업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마포책방클럽의 주요 행사 중 하나는 독립서점과 시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야외 도서 축제 '무대 위의 책방'이다. 독립서점들이 야외에 플리마켓을 열고 책 판매와 함께 홍보 부스를 차리고 뮤지션과 작가들의 북토크, 책 관련 체험 프로그램 등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10월 마포아트센터 야외광장에서 진행된 이 행사엔 하룻동안 1000명이 넘게 방문하는 등 호응을 얻었다.

송 대표는 "독립서점은 각자 테마를 가지고 책을 판매하기 때문에 일종의 큐레이션 기능도 한다"며 "당일 행사에 우연히 들른 시민들이 독립서점에 매력을 느끼고 축제처럼 즐기다 가는 등 반응이 좋아 올해는 참여 서점이 더 늘어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행사는 오는 5월에 지난해와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지역 소상공인과 연계해 음식 등 현장 즐길 거리를 추가할 계획이다.



북튜브(책과 유튜브의 합성어)도 운영 중이다. 다양한 분야 명사가 출연해 책과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개막식 총감독을 맡은 양정웅 연극 연출가는 고전을 읽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는 연극 '파우스트', '코리올라누스', '페르귄트' 등 서양 고전을 현대적·감각적으로 재해석해 주목받은 바 있다. 그밖에 싱어송라이터이자 작가로 독립서점을 운영하는 요조와 베스트셀러 <어서오십시오, 휴남동 서점입니다>의 저자 황보름 등이 출연해 책과 책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책과 독립서점을 계기로 시민들의 만남의 장을 확대하고 싶다는 게 마포문화재단과 송 대표의 목표다. 송 대표는 "독립서점은 책을 판매하는 공간도 되지만 독서 모임 등을 열어 동네 사람들이 모이는 일종의 사랑방 역할도 한다"며 "책과 문학이 계기가 되어 평소 터놓고 이야기하기 어려운 주제에 대해서도 생각을 나누고 소통하는 장이 바로 서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