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자동차 수출액이 1년 전과 비교해 7.8% 감소했다. 월별 자동차 수출이 줄어든 것은 2022년 6월 이후 20개월 만이다. 고부가 주력 제품인 전기차 수출이 20% 넘게 급감하면서 올해 정부 수출 목표(7000억달러)에 ‘경고등’이 켜졌다.
19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자동차 수출액이 51억5600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7.8% 감소했다고 밝혔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17% 줄었다. 수출 대수도 19만8653대로 전년 동월보다 11%, 전월보다 18.3% 감소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설 연휴로 2월 조업일수가 1.5일 줄었고 정비로 인한 일부 공장의 휴업이 있었다”며 “자동차 수출 호조로 인한 역기저 효과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글로벌 전기차 수요가 둔화한 것도 수출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 친환경차 수출액은 지난달 17억12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월보다 15.3%, 전월보다 17.6% 줄었다. 친환경차 수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전기차(B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2월 전기차 수출 대수는 2만4318대로 1년 전보다 20.7% 줄었다. 같은 기간 PHEV도 26.8% 급감했다. 기업별로는 지난달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수출 대수가 각각 13.9%, 19.2% 줄었다. 한국GM(19.6%), KG모빌리티(57.7%), 르노코리아(2.8%) 등 나머지 3개 완성차 업체 수출은 증가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최근 들어 고금리 부담과 충전 인프라 부족 등으로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둔화가 후방 산업인 배터리와 2차전지 소재업계 등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지난 18일 LG에너지솔루션 충북 오창공장을 방문해 “수출 동력으로서 큰 역할을 해온 2차전지가 전기차업계의 배터리 재고 조정 등으로 수출 여건이 녹록지 않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미 배터리 업체들과 2차전지 소재 기업들의 주가는 올 들어 큰 폭의 조정을 받고 있다.
강경성 산업부 1차관은 이날 수출 품목 담당관 회의를 열어 “올해 자동차 750억달러 수출을 위해 정부도 가용한 자원을 모두 결집해 총력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