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수가 체계 대수술…"심뇌혈관 5조·소아과 3조 집중 투입"

입력 2024-03-18 14:53
수정 2024-03-18 14:59

정부가 중증·응급 수술 등 필수의료 분야의 보상의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해 현행 의료 수가 체계를 전면 개편한다고 밝혔다. 2028년까지 필수의료에 투자하기로 한 10조원 가운데 절반인 5조원을 화상, 이식 등 외과계 기피 분야과 심뇌혈관 등 중증 질환에 투입하고 소아·분만 등에도 3조원을 ’핀셋’ 지원 한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은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현행 상대가치 수가 제도를 전면 개편해 신속하게 재조정하는 기전을 갖추겠다”며 “필수의료 분야를 제대로 보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2월 발표한 ‘필수의료 패키지’를 통해 2028년까지 5년 간 최소 10조원 이상을 중증, 응급, 소아, 분만 등 필수의료 분야에 투자하고 수가 체계도 개편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발표는 보다 구체화된 후속 조치다.

정부는 10조원 가운데 화상, 수지접합, 소아외과, 이식외과 등 외과계와 심내혈관 질환 등 필수 내과 분야에 대해 5조원 이상을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저출산으로 수요가 감소한 소아과와 분만 등엔 3조원 이상이 투입된다. 그 외 ‘응급실 뺑뺑이’등을 막기 위한 의료 기관 간 협력 네트워크 구축에 2조원을 투자한다.

이와 함께 정부는 의료 행위의 ‘가격표’인 상대가치점수를 전면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의료 행위에 대한 보상인 수가는 6000여 개에 달하는 의료 행위를 업무량·진료비용·위험도에 따라 상대적으로 가치를 구분한 ‘상대가치점수’에 병·의원 등 기관 특성마다 다른 ‘환산지수’를 곱해 산출한다.

상대가치점수는 2001년 도입 이후 올해까지 3차례 개편을 거쳤지만 필수의료 분야가 주요 영역인 수술, 처치의 경우 원가보전율이 80%대에 머물고, 혈액검사 등 검체나 자기공명영상(MRI)등 영상 검사 분야는 보상이 큰 구조를 유지해왔다. 상대가치점수 조정을 위해선 26개 전공과 가운데 누군가는 ‘희생’을 해야 했지만 어느 과도 자기 과의 이익 감소에 동의하지 않은 탓이다.

정부는 앞으로 그간 5~7년에 달했던 상대가치 개편 주기를 2년으로 줄이고, 궁극적으론 매년 가치를 조정하는 시스템을 만들 계획이다. 의료계와 전문가들이 참여해 상대가치 개편의 핵심 근거 자료가 될 의료비용을 새로 도출할 의료비용분석위원회도 하반기부터 가동한다. 박 차관은 “영상 검사 등 과잉 평가된 분야는 상대가치를 낮추고 수술·처치·입원은 보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정환/허세민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