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점차 오르는 가운데 보증금 5억원 이하 전세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 말부터 신생아 특례대출이 시행되면서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1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4일까지 신고된 올해 2월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 8531건 가운데 임차보증금이 5억원 이하인 거래는 4702건으로 전체의 55.1%를 차지했다.
지난해 11월과 12월, 보증금 5억원 이하 전세 거래가 각각 49.7%와 49.9%로 절반이 채 되지 않았다. 지난 1월 52.6%를 차지한 것과 비교해도 거래 비중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5억원 이하 전세 거래는 이달에도 늘고 있다. 지난 14일까지 신고된 3월 서울아파트 전세 거래 2684건 중 58.3%인 1565건은 보증금 5억원 이하 거래였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계속 오르면서 지난해 8월 58.1%였던 보증금 5억원 이하 거래 비중은 계속 줄어들고 있었다. 올해도 전셋값이 오르고 있는 만큼 5억원 이하 거래 비중이 줄어야 하지만, 도리어 늘어난 것은 신생아 특례대출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국부동산원은 지난 15일 '3월 둘째 주 아파트 가격 동향' 보고서에서 "신생아 특례 전세자금 대출 시행으로 대출 요건을 충족하는 역세권 및 신축 단지 등으로 이주 수요가 증가하면서 매물이 감소했다"고 진단했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대출 신청일 기준 2년 이내에 출산·입양한 무주택 가구나 1주택 가구(대환대출)에 대해 주택구입·전세자금을 저리에 대출해 주는 제도다. 수도권의 경우 전용 85㎡ 이하이면서 임차보증금이 5억원 이하라면 이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생아 특례 전세대출의 영향으로 중소형 면적 저가 매물이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며 "저가 매물이 소진되면 보증부 월세가 증가하거나 경기·인천으로 주거지를 이동하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