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이 지난달에도 여전히 하락세를 이어갔다. 다만 낙폭은 축소됐고 일부 지역에선 집값이 보합으로 전환되는 곳도 나왔다. 이들 지역에 있는 선호단지에선 신고가가 나오는 사례도 있었다.
1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 집값은 0.09% 내려 3개월 연속 하락세가 이어졌다. 다만 전달(-0.12%)보다는 낙폭이 축소됐다.
서울 25개 자치구 대부분 집값이 내렸지만, 보합으로 전환한 곳도 나왔다. 규제지역으로 묶여있는 용산구와 송파구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한남동에 있는 초고가 아파트인 ‘한남더힐’ 전용 235㎡는 지난달 29일 95억5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이 면적대는 지난해 10월 95억원에 팔렸는데, 불과 4개월 만에 5000만원이 더 오르면서 100억원에 더 가까워졌다.
한남동에 있는 ‘한남힐스테이트’ 전용 151㎡는 지난달 25억5000만원에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2020년 12월에 거래된 것이 마지막 거래인데 당시 팔린 21억원보다 4억5000만원이 올라 신고가를 썼다.
송파구 잠실동에 있는 '리센츠' 전용 98㎡는 지난달 6일 27억5000만원에 손바뀜해 신고가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첫 거래다. 지난해 5월 같은 면적대가 25억6000만원에 팔렸는데 이보다 1억9000만원 높았다.
오금동에 있는 ‘현대백조’ 전용 84㎡는 지난달 13일 11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4년 만에 첫 거래다. 마지막 거래는 지난 2020년 6월 거래된 9억5000만원이다. 이보다 2억1000만원 뛰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매수자와 매도자 간의 적극적인 가격 조정 없는 관망세 속에서 급매물을 중심으로 거래가 간헐적으로 나오면서 가격이 내리고 있다”면서도 “서울은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낙폭이 줄고 있다. 송파, 용산 등에선 주요 단지별로 매수 문의가 이어지면서 보합세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매매가격과 달리 전셋값은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서울 전셋값은 지난달 0.12% 뛰었다. 전월(0.16%)보다는 상승 폭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오르고 있다.
성동구가 0.69% 상승해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많이 올랐다. 성동구 행당동 '서울숲한신더휴' 전용 114㎡는 지난달 9억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12월 8억원에 비해 1억원 상승했다. 옥수동 '옥수삼성' 전용 59㎡도 지난달 5억7500만원에 세입자를 들였다. 지난달 4억8000만원과 비교하면 한 달 새 보증금이 1억원 올랐다.
노원구(0.37%) 전셋값도 많이 올랐다. 중계동에 있는 ‘건영3’ 전용 84㎡는 지난달 6억6000만원에 새로운 세입자를 들였다. 전월 6억원보다 6000만원 높아진 수준이다. 이밖에 영등포구(0.25%), 용산구(0.23%), 동대문구(0.19%), 동작구(0.17%) 등 다른 자치구 역시 전셋값이 상승하고 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학군지와 역세권 등 선호 단지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전셋값이 대체로 오르고 있다”며 “일부 지역에선 신학기 이사 수요가 마무리되면서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기도 했다”고 말했다.
월세는 상승 폭을 더 키웠다. 서울 월세는 0.11% 상승했다. 전셋값이 강세를 보이는 지역에서 월세도 동반 상승했다. 성동구(0.37%), 노원구(0.28%), 용산구(0.25%), 영등포구(0.23%) 등 지역에서 월세가 올랐다. 중소형 규모 위주로 월세 수요가 지속되고 있다는 게 부동산원의 설명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