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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리튬 채굴 기업에 3조원에 달하는 거액의 대출을 해주기로 했다. 과잉 생산 우려에 리튬 가격이 최근 하락하고 있음에도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의 미국 내 공급망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에너지부가 리튬 채굴 기업인 '리튬 아메리카스'에 22억6000만달러(약 3조원)를 대출해 주기로 했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리튬 아메리카스는 이 자금을 네바다주 태커패스에 위치한 탄산리튬 가공 공장을 건설하는 데 사용할 예정이다. 태커패스는 북미에서 가장 큰 리튬 매장지가 있는 광산 부지로 꼽힌다.
리튬 아메리카스는 태커패스에서 2027년부터 약 4만톤의 리튬을 채굴할 예정이다. 이는 전기차 연간 80만 대에 필요한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리튬 아메리카스는 이곳에서 리튬 생산량을 연간 8만톤까지 늘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리튬 아메리카는 앞으로 몇 달 안에 대출이 완료되면 프로젝트 총비용 29억3000만달러의 대부분을 충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공장 건설로 약 18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회사 측은 전했다.
미국 정부가 전기차 성장 둔화와 리튬 가격 하락에도 이번에 대대적인 차관을 승인한 건, 중국에 대한 리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란 평가다. 미국에서 생산·정련되는 리튬은 전 세계의 1%가량에 불과해 다른 나라보다 생산량이 뒤처져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의 공급망 안정화와 자원 안보 확보를 위해선 리튬 생산을 확대야하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바이든 행정부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도입해 미국 내에서 생산·판매한 배터리 셀·모듈에 일정액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특히 미국 정부는 미국 중심 생태계 조성에 방점을 두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제반 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미국 정부는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포드자동차와 SK온 합작법인 블루오벌SK에 92억달러의 대출을 지원하기도 했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 대출프로그램 사무국(LPO)의 크리스 크리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번 대출 건은 미국 내 전기차 생산에 대한 주요한 투자"라며 "해외 지원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