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 물건을 수출하는데 드는 해상 운송비용이 최근 두 달 새 20%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연합(EU)의 경우 두배 가까이 치솟은 상황이다. 수출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살아나고 있지만 해상 운송비용도 덩달아 오르면서 근심이 되고 있다.
관세청이 15일 발표한 2024년 2월 월간 수출입 현황(확정치)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대비 4.8% 증가한 524억달러로, 수입은 13.1% 감소한 481억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수출 증가와 수입 감소가 맞물리면서 무역수지는 43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달엔 설 연휴가 있어 조업일수가 작년보다 1.5일 줄었는데도 수출이 늘어나면서 5개월 연속 증가를 이어갔다.
수출 주력 품목은 반도체였다. 반도체 수출액은 작년 같은 달보다 63.0% 늘었다. 수입 부문에선 원자재(-19.1%)와 소비재(-6.6%), 자본재(-5.3%) 등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운송비용도 덩달아 치솟으면서 걸림돌이 되고 있다.
관세청이 이날 발표한 2024년 2월 수출입 운송비용 현황에 따르면 해상 수출에 따른 운송비용은 미국 동부(18.1%)와 미국 서부(13.5%), 유럽연합(11.4%), 중국(4.6%), 일본(1.3%), 베트남(15.8%) 등 주요국 모두에서 지난 1월보다 상승했다. 미국 동부와 유럽연합은 3개월 연속 해상 수출 비용이 오르고 있다.
해상 수출입 운송비용은 컨테이너 2TEU당 운송비용 평균을 말한다. TEU는 40피트(1219.2㎝) 표준 컨테이너 크기 단위를 뜻한다.
최근 2~3달 사이 운송비용이 급증했다는 점이 더 문제다. 원거리 항로로 꼽히는 미국 서부의 해상 수출 운송비용은 지난해 12월 418만8000원에서 지난달 522만6000원으로 두 달 만에 24.8% 올랐다. 미국 동부도 지난해 11월 443만9000원에서 지난달 551만6000원으로 24.3% 상승했다. 유럽연합의 경우 같은 기간 240만9000원에서 468만7000원으로 석 달 새 94.6% 급증했다.
비교적 가까운 항로인 일본과 중국, 베트남도 비슷한 실정이다. 중국으로의 수출 비용은 지난 1월 48만9000원에서 한 달 만에 51만1000원으로, 베트남은 같은 기간 58만5000원에서 67만8000원으로 각각 올랐다. 일본으로의 수출 운송비용도 지난해 12월 62만1000원에서 지난달 67만8000원으로 올랐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