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잡앤조이=이진호 기자] 베스트캡연구소는 ‘야생생물 피해 지킴이’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김응태 대표(65)가 2023년 5월에 설립했다.
공무원연금공단에 다니던 김 대표는 퇴직 전 조그만 호두농장을 조성했다. 당시 청설모가 열매를 모두 가져가 견딜 수 없어 나무를 모두 베어버릴까 생각했던 김 대표는 2018년 공공기관에서 정년퇴직하던 해부터 야생 동식물 피해 예방을 위한 연구를 시작했다. 그 후 5건의 지식재산권을 특허청에 출원하고 전국 과실수 및 국가산업시설(전봇대, 통신주 등) 피해까지 예방할 수 있는 ‘야생생물 피해 지킴이’를 개발했다.
“전국적으로 야생 동식물로 인한 피해(과실수, 전봇대, 통신주, 가로등, 교통표지 기둥 시설 등)가 막대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시중에서 구매하여 사용할 수 적법한 피해 예방기구가 전혀 없는 실정입니다. 그래서 농촌에서는 이를 예방하기 위하여 올무나 덫, 그물 등으로 야생생물을 포획하거나 농약을 사용하여 고사시키는 방법 등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효과적이지 못할 뿐만 아니라 현행법상 불법으로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형사처벌 대상입니다. 효과적이고 합법적인 피해 예방법이 절실하여 야생 동식물이 나무, 전봇대 등을 오르는 것을 막아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야생생물 피해 지킴이’ 3종류를 개발하게 됐습니다.”
유실수용 야생동물 등목 방지 기구인 ‘지킴이 1호’는 과실수의 줄기(지상에서의 높이) 1.0m 이상에 설치하며, 나무의 둘레 크기에 따라 캡의 크기를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캡을 고정하는 밴드로 단단하게 조이고 밴드 끝부분에 있는 벨크로(찍찍이)로 마무리하면 된다. 특히, 나무와 캡의 접촉면에 공기가 순환할 수 있도록 고정 밴드 안쪽에 일정한 간격으로 여러 개의 돌기(통풍장치)를 만들어 나무의 부패를 막고 생장에 지장이 없도록 했다. 낙하 시 안전사고가 없도록 경량화하는 등 우수하고 편리한 기능을 종합적으로 반영 설계했다.
수목 및 산업시설 동식물 오름방지 기구인 ‘지킴이 2호’는 작동원리는 같다. 전봇대, 통신주 등은 접촉면에 통풍이 필요 없어 고정 밴드 안쪽에 돌기가 없는 일체형으로 제작된다. 묘목 및 지지선 등 동식물 오름차단 장치인 ‘지킴이 3호’는 지지선에 적합하도록 견고하게 특수설계됐다. 공통으로 설치가 간편하고 크기 조절이 가능하며 미관이 우수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모두 구조를 가장 간단하게 고안해 제품 단가를 낮출 수 있어 중소형 기준 1만3,000원에 저렴하게 판매된다.
“연구개발을 하면서 제품 효용성, 경제성, 사용 및 관리의 용이성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습니다. 제품의 효용성에 대해서는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주 제품인 플라스틱 캡의 외관(디자인)과 가변성, 그리고 간편하고 실용적인 설치 부속품을 보면 구매자들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넝쿨식물(칡넝쿨, 가시덩굴 등) 및 뱀 등이 국가산업시설 기둥을 타고 올라가 전기장치를 건드려 산불화재 발생 등의 사고로 막대한 국가적 손실 비용이 누적되고 있습니다.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제품까지 개발해 누구나 저렴하게 구매해 합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베스트캡연구소는 전국 농가 및 과실수 생산자 단체 등에 피해 예방요령을 안내하는 문서를 보내거나 직접 방문해 특허 제품 출시를 알리고 있다.
“국가산업시설이 넝쿨식물이나 뱀 등의 피해를 예방하느라 그동안 인력에 의존해왔습니다. 이제 효과적이고 합법적인 방식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기업의 ESG경영 실천 노력도 필요한 것입니다. 그래서 산업시설 관리주체(한전, KT, 공원관리공단 등)에 문서를 보내 알리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인정돼 지원도 받고 매스컴에서 주목도 받고 있습니다.”
창업 후 김 대표는 “정부와 언론으로부터 주목받으면서 보람을 느낀다”며 “낯선 분야에 도전을 우려하던 지인들도 이제 지원군으로 변해 더욱 기쁘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김 대표는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제품의 최적화, 고도화를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라며 “세계시장에 진출해 국위선양과 외화획득을 하는 기업이 되어 일자리 창출도 많이 하고 싶다”고 말했다.
덧붙여 “야생생물 피해 지킴이가 세상에 많이 알려져,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환경을 보호하는데 일익을 담당하는 국토의 파수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설립일 : 2023년 5월
주요사업 : ‘야생생물 피해 지킴이’ 연구개발 및 제조 판매
성과 : 5건의 지식재산권 등록, 수원대학교 예비창업패키지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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