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4일까지 전국 35곳 지역구에서 진보당과 야권 단일 후보를 확정했다. 진보당은 과거 종북·좌파 논란으로 강제 해산된 통합진보당(통진당) 후신이다. 민주당이 위성정당 비례대표 당선권에 진보당 인사를 3명 올린 데 이어 총선 관련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민주당과 진보당은 호남, 대구, 경북을 제외한 72곳의 지역구에서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날 서울 중·성동갑에 출마하는 전현희 민주당 후보는 강병찬 진보당 후보와 단일화를 발표했다. 광운대 부총학생회장,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대의원 등을 거친 강 후보는 과거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한 바 있다. 고민정 민주당 후보는 서울 광진을에서 박대희 진보당 후보와 단일화에 합의했다.
양당은 제조업체가 몰려 있어 노동운동세가 강한 부산·울산·경남 등을 중심으로 단일화를 속속 이뤄내고 있다. 진보당은 앞서 민주당 남인순(서울 송파병)·김영호(서울 서대문을)·한준호(경기 고양을)·노종면(인천 부평갑)·이재명(인천 계양을)·김두관(경남 양산을) 후보 등과 단일화에 합의했다. 울산 동구에서는 녹색정의당, 노동당 등과 단일화를 합의한 진보당 후보가 약속을 깨고 민주당 후보와 힘을 합치기로 발표해 논란이 됐다.
민주당과 진보당은 추후 여론조사 경선을 통해 나머지 지역구에서도 야권 단일 후보를 정한다는 계획이다. 경선 결과에 따라 통진당 핵심인 김재연(경기 의정부을)·이상규(서울 관악을) 후보 등이 야권 단일 후보로 총선에 나설 수 있다.
이처럼 총선 과정에서 사이가 가까워진 두 당이 22대 국회에서도 공동보조를 취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책 연대를 통해 진보당이 ‘검찰청 해체’ 등 급진적인 정책의 입법화를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