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5217만원 vs 해외 6518만원(각국 연간 평균환율 적용).’
현대자동차(회장 정의선·사진)가 지난해 판매한 승용차와 레저용 차량(RV)의 국내외 평균 가격이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1300만원 비싸게 팔았다는 얘기다.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와 고가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중심으로 펼친 ‘제값 받기’ 전략이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현대차·기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가 지난해 판매한 승용차의 해외 평균 가격은 6292만원으로 나타났다. 전년보다 24.7% 뛰었다. 2021년(19.2%)과 2022년(18.2%)에 이어 3년 연속으로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지난해 RV의 해외 평균 가격은 6744만원으로 7.4% 올랐다.
지난해 현대차의 국내 판매 승용차 평균 가격은 5270만원, RV 평균 가격은 5165만원이다. 전년 대비 각각 4%와 11% 오르는 데 그쳤다. 해외 시장에서 승용차는 1022만원, RV는 1579만원 더 비싼 가격에 팔린 셈이다. 이에 따라 작년 국내외 승용차 판매가 차이는 12만원에서 1022만원으로 벌어졌다. 반면 RV 가격 차는 1637만원에서 1579만원으로 좁혀졌다.
기아도 마찬가지다. 기아의 주력상품인 RV 해외 평균 가격은 지난해 5779만원으로 전년 대비 13.5% 올랐다. 2022년(11.9%)에 이어 2년 연속 두 자릿수 상승이다. 기아의 국내 RV 평균 가격은 4799만원으로 해외보다 979만원 저렴했다.
업계에선 현대차와 기아의 ‘제값 받기’ 전략이 성공한 결과로 풀이한다. 좋아진 품질과 높아진 브랜드 가치 덕분에 ‘저렴한 차’ 이미지를 벗었다는 얘기다. 지난해 현대차(15조1269억원)와 기아(11조6079억원)가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비결이 여기에 있다.
올해도 현대차와 기아는 상품성이 높은 고급 차량 판매를 중점적으로 늘릴 방침이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