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이유 없이 일이나 구직 활동을 하지 않고 ‘그냥 쉬는’ 30·40대가 사상 처음으로 60만 명을 넘어섰다. 실업률 통계에 잡히지 않는 이런 ‘취업 포기자’가 급증하면서 고용률 착시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지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64세 고용률은 30대와 40대, 60세 이상 등에서 오르며 작년 동월 대비 0.7%포인트 상승한 68.7%를 기록했다. 1989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2월 기준으로 가장 높다.
내수가 여전히 부진한 상황에서 고용지표가 이처럼 호조를 보인 것은 통계에 잡히지 않는 ‘취업 포기자 급증’ 현상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취업자나 실업자가 아닌 인구) 중 활동 상태를 ‘쉬었음’이라고 답한 인구는 257만4000명에 달했다. 작년 동기(263만5000명)에 비해선 2.3% 감소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던 2020년 2월(235만7000명)과 2021년 2월(257만3000명)을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30·40대 ‘쉬었음’ 인구는 60만2000명으로 작년 동기(56만3000명) 대비 6.9% 증가했다. 기존 역대 최대치인 올 1월(59만4000명)보다 8000명 늘었다.
‘쉬었음’이라고 답한 사람들은 중대한 질병 등 특별한 이유가 없음에도 무직으로 지내고 있지만 구직 활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통계상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는다. 통상 비경제활동인구는 육아·가사·통학·기타 등으로 분류되는데, ‘쉬었음’은 이 중 기타에 해당한다. 말 그대로 특별한 이유 없이 쉬었다는 뜻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