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완성차업체 도요타 등 일본 대기업들이 수십 년 만에 최대 규모의 임금 인상에 합의했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요타는 이날 노동조합의 임금 인상 요구를 전면 수용해 직종·계급별 최대 월 2만8440엔(약 25만원)을 올리기로 했다. 1999년 후 25년 만의 최대 규모다. 닛산자동차도 월 1만8000엔 인상하기로 했다. 지난해보다 6000엔 더 늘어난 것으로 2005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일본제철은 주요 대기업 중에서도 가장 많은 월 3만5000엔을 올린다. 노조 요구액(3만엔)보다 많으며 정기승급을 포함한 인상률은 14.2%에 달한다. 전자업계도 임금을 대폭 올렸다. 도시바와 파나소닉홀딩스가 1만3000엔 인상했다. 두 회사 모두 전년 인상액의 두 배 수준이다. IHI(1만8000엔) 히타치제작소(1만3000엔) 후지쓰(1만3000엔) 등도 모두 1만엔을 웃돌았다.
지난해 일본 기업(1000명 이상) 임금 인상률은 평균 3.6%였다. 그러나 고물가가 지속돼 실질 임금은 2년 가까이 전년 동월 대비 하락했다. 일본 최대 노조 조직인 렌고는 올해 협상에서 1993년 이후 최대인 5.85%의 평균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올해 인상 폭이 5%가량 되면 전례 없는 통화 완화 정책을 단계적으로 폐지할 길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그동안 “정책 변화를 위해선 임금과 물가 상승의 선순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