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건강에 덜 해롭다고 보기 어렵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이에 따라 정부가 전자담배에 경고 그림을 넣은 것도 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96단독 이백규 판사는 지난달 21일 전자담배 사용자 단체인 흡연자인권연대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 원고 측은 “개발원이 제작한 담뱃갑 경고 그림과 금연 광고 때문에 흡연권과 건강권, 평등권, 명예권이 침해됐다”며 지난해 10월 소송을 걸었다.
재판부는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덜 유해하다는 충분한 근거가 있는지, 개발원의 담뱃갑 경고 그림과 금연 광고 제작에 위법 소지가 있는지를 따져봤다.
재판부는 전자담배 유해성 관련 국내외 연구 결과 등을 검토한 결과 개발원이 만든 경고 그림과 금연 광고가 법에 어긋나거나 원고에게 손해를 끼쳤음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에서는 궐련형 전자담배를 포함한 모든 종류의 담배 제품을 일반담배와 동일하게 규제하도록 권고한다.
재판부는 “건강에 덜 해로운 담배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고, 정부에서 국민에게 건강에 덜 해롭다는 이유로 권장할 수 있는 담배 제품 역시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전자담배의 중독성과 건강 위험을 설명하는 담뱃갑 경고 그림과 금연 광고도 사실적 근거에 기반하고 있으므로 위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