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값이 반년 넘게 폭등하면서 해외 수입을 늘려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는 가운데 일본 정부는 12일 “(해외) 판로가 확대되면 일본 사과 생산자의 소득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사과 수출에 긍정적인 답변을 내놔 주목된다.
일본 농림수산성의 국제국은 이날 한국경제신문이 e메일을 통해 ‘한국에 사과를 수출하지 않는 이유’를 문의한 데 대해 “일본 내 산지에서 한국으로 사과를 수출하겠다는 요청이 없기 때문에 (한국 정부와) 협의가 진전되고 있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농림수산성은 한국의 농림축산식품부 역할을 하는 부처다. 이런 입장은 병해충 등 위생상 문제가 사과 수입의 문제라는 한국 정부의 입장과 미묘하게 다르다는 지적이다.
농식품부는 전날 과실류 등 수입 위험분석 절차를 설명하기 위해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일본 사과의 경우 나방류 병해충 관리 방안을 아직 마련하지 못했다”며 “2011년 이후 검역 관련 절차가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국 정부가 한·일 간 사과 수입 협상이 진전되고 있지 못하는 이유로 보건상 문제를 들었는데, 일본 정부는 자국 내 수출 수요가 없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이다. 일본은 수출입 검역 절차와 제도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은 한국이 사과 수입을 위해 수입 위험분석 절차를 처음 시작한 상대국이다. 일본은 1992년 한국에 사과 수입을 요청했는데, 32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절차가 완료되지 않고 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