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암학회인 미국 암학회(AACR)에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항암제 후보물질 개발 성과를 공개한다. 글로벌 항암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고 있는 항체약물접합체(ADC)와 이중항체를 기반으로 한 항암제 후보물질도 대거 공개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5일부터 10일까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AACR에서 이중항체 기술을 선보이는 곳은 에이비엘바이오와 유한양행 등이다. AACR은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유럽종양학회(ESMO)와 함께 세계 3대 암학회로 꼽힌다. 매년 2만 명 이상의 전문가가 모여 항암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로 개발한 후보물질 두 개의 비임상 결과를 포스터로 발표한다. ‘ABL112’와 ‘ABL407’ 모두 면역세포 중 하나인 T세포가 더 효과적으로 암세포를 공격하게끔 설계한 후보물질이다. 유한양행 또한 에이비엘바이오와 공동 개발 중인 ‘ABL105’의 비임상 결과를 포스터 발표한다. T세포의 공격력을 높여주면서 위암·유방암 치료에 쓰이는 HER2를 동시에 표적하는 것이 특징이다. ABL105는 국내와 호주에서 임상 1상이 진행되고 있다.
레고켐바이오는 잇따른 ‘빅딜’로 제약업계에서 몸값이 뛴 ‘이중항체 ADC’의 비임상 결과를 발표한다. 암세포를 추적하는 항체를 하나(단일항체)만 붙인 기존 형태의 ADC로는 새로운 돌파구가 나오지 않는다는 평가다. 제약업계는 단일항체 대신 이중항체를 이용한 ADC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레고켐은 이번 AACR에서 이전에 공개한 적 없는 이중항체 ADC 후보물질 ‘LCB36’을 처음으로 공개한다.
신약 개발 파트너로 존재감이 커진 동반진단 관련 연구 성과도 공유한다. 루닛은 AI 바이오마커 플랫폼인 ‘루닛 스코프’를 활용한 결과를 밝힌다. 다양한 암종에서 암항원과 면역항암제의 반응성에 대한 연관성을 발표할 예정이다. 앱클론, 지놈앤컴퍼니, 티움바이오 등도 AACR에서 개발 중인 항암제 후보물질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