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산업단지 도입 6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대한민국 제조업 100년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게 노동력 충원입니다."
제조업체 매칭 플랫폼 '캐파(CAPA)' 운영사 에이팀벤처스를 이끄는 고산 대표는 "제조업은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뿌리"라며 "전국 1200여개의 산단을 지속하기 위해선 노동력 충원이 가장 시급하다"고 12일 밝혔다.
고 대표는 이날 고려인비즈니스클럽연합회(UKBC)와 고려인 동포-제조기업 일자리 연계 지원사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그는 "에이팀벤처스와 UKBC가 손잡고 고려인 12만명과 구인난을 겪는 제조기업을 연결시키겠다"고 말했다.
에이팀벤처스가 2020년 9월 첫 선을 보인 캐파는 제조업체와 고객을 직접 연결하는 국내 최초 온라인 플랫폼이다. 현재 제조업체 2300여 곳을 파트너로 두고 약 1만 곳의 고객(수요기업)을 확보했다. 에이팀벤처스는 낙후된 뿌리산업 등 제조업에 정보기술(IT)을 도입해 디지털 전환 등 혁신을 불어넣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고 대표는 캐파를 운영하면서 국내 제조업의 눈앞에 닥친 노동력 부족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대한민국의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7명대로 추락해 세계 최하위권이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절반 수준으로 추락했다. 현재 국내 제조업 분야의 인력 미충원율은 30%에 육박한다. UKBC와의 MOU도 이같은 문제 의식에서 출발했다.
고려인 사회와 인연이 닿은 계기는 '우주'였다. 인천 남동공단에 고려인들이 모여사는 함박마을에서 고려인 아이들을 대상으로 우주 관련 강연 의뢰가 들어온 것이다. 고 대표는 "과거 우주인 훈련을 받으며 만났던 러시아의 고려인들이 생각나 강연에 나섰다"며 "강연을 계기로 국내에 수많은 고려인이 일자리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고 대표는 고려인들과 공장 간 채용 연계 사업을 통해 일자리 미스매칭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려인 사회도 기대감을 내비쳤다. 세르게이 인 UKBC 회장은 "한국에 거주하는 고려인 동포와 한국의 제조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 대표는 "한국의 경제를 끌고온 제조업을 다음 단계로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이 우리 사회의 주요 과제"라며 "'K-제조업'의 핵심에 외국인 근로자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