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을 정확히 예측해 '엄문어'(월드컵 승패 적중률이 높았던 문어에 비유)라는 별칭을 얻었던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이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170석가량 얻을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이언주 민주당 경기 용인정 예비 후보는 11일 "손 놓고 아무것도 못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 후보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국회가 통과시켜도 계속 거부권 행사해 (야당 의석이) 200석 넘지 않으면 제대로 안 되는 이런 절망적인 상황에서 170석이 된다? 윤석열 대통령 임기가 3년이나 남았는데 어떻게 되겠는가"라며 "여당이 150석 이상이 됐을 때는 그냥 손 놓고 아무것도 못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토로했다.
이 후보는 "민주당이 부족한 점도 많고 성에 안 차는 점도 많을 것이지만 그런데도 함께 정권 실정을 견제해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민주당도 더 나은 대안을 마련해서 좋은 모습 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엄 소장은 한국경제신문 기고 글을 통해 "48석이 걸린 서울 판세는 다소 국민의힘 우세다. 국민의힘은 초기 열세를 극복하고 강남 3구 8석, 한강벨트 15석 등에서 앞서가고 있다"면서 "종로, 동대문, 서대문 등에서도 선전 가능성이 점쳐진다. 민주당은 비명계의 공천 배제, 탈당 등으로 본선 경쟁력을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14석의 인천 판세는 충청권 민심, 민주당 공천 논란, 녹색정의당 후보 득표력 등에 달렸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계양구청장, 부평구청장 등 두 곳에서만 승리했다"면서 "계양갑·을에선 민주당 우세 분위기가 유지되고 있지만 부평갑·을은 현역 의원들이 민주당을 탈당해 다자 대결로 승부가 펼쳐지고 있다. 동·미추홀, 연수, 남동 등에선 여당 선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60석의 경기도는 초반 민주당 우세가 점차 약화하고 있다"면서 "비수도권에서 호남과 제주 31석은 민주당의 우세가 유지되고 있다. 반면 21대 총선 당시 7곳에서 당선된 부산·울산·경남에선 의석 확보가 쉽지 않다"고 했다.
아울러 "지역구 254곳 중 국민의힘은 과반인 150석 전후, 민주당은 100석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포함하면 국민의힘은 170석까지, 민주당은 110석(진보당 3석, 새진보연합 3석 제외)에 그칠 수 있다"고 봤다.
앞서 엄 소장은 "총선이 끝나면 이재명 대표가 가고 조국 대표가 온다고 생각한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민주당 공천에 실망한 호남 유권자, 진보 성향 지지자들이 교차투표를 통해서 비례대표는 대거 조국 신당을 찍을 것 같다는 예측이다.
엄 소장은 21대 총선 당시 민주당 등 야당이 180석을 차지할 것이라고 정확하게 전망한 바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