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과 함께 국내 양대 e커머스 플랫폼으로 꼽히는 네이버쇼핑이 ‘일요배송’ 확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직매입한 상품을 판매하는 e커머스 기업이 아니라 오픈마켓이 휴일 배송을 시작한 것은 이례적이다. 중국 쇼핑앱까지 한국에 진출해 경쟁이 격화하자 배송 부문에서 비교 우위를 확보하려는 시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쇼핑은 익일배송 서비스인 ‘도착보장’에 올초 일요배송을 추가했다. 도착보장은 네이버쇼핑이 CJ대한통운, 품고 등 물류업체와 협업해 제공하는 익일배송 서비스다. 그동안엔 평일에만 운영했는데 일요배송 서비스 시작으로 토요일에 주문해도 그다음 날인 일요일에 상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현재는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만 이용할 수 있지만 테스트 기간을 거쳐 정식 서비스로 확대할 수 있다는 게 네이버쇼핑 측의 설명이다.
그동안 일요배송은 직접 매입한 상품을 자체 물류센터에서 바로 출고하는 쿠팡, 컬리, SSG닷컴 등의 전유물이었다. 택배사를 통해 고객사 상품을 위탁 배송하는 기존 오픈마켓에서는 일요배송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2021년 택배 노동자 과로를 방지하기 위해 택배사가 심야와 공휴일에 배송 작업을 하지 않기로 ‘사회적 합의’가 이뤄졌다. 네이버쇼핑의 일요배송에 참여하는 CJ대한통운이 기존 택배 인력이 아니라 외부 협력 업체를 통해 일요배송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e커머스 기업들이 추가 비용을 감수하면서 일요배송 등 배송 서비스를 다각화하는 것은 그만큼 시장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의미다. 쿠팡과 컬리 등이 공격적인 물류 투자로 로켓배송, 샛별배송(새벽배송)에 나서면서 자연스럽게 소비자의 배송 눈높이가 높아졌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당일·새벽배송이 보편화되면서 고객사들의 배송에 대한 요구도 한층 다양해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쇼핑앱의 공세에 맞서 국내 e커머스 기업들도 차별화한 물류 서비스를 확대하는 추세다. 중국 쇼핑앱과 경쟁하려면 물류 경쟁력을 키워 상대적으로 빠르게 배송해야 한다는 것이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