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 "폭행 많이 놀랐지만 응원 훨씬 많다" [단독 인터뷰]

입력 2024-03-11 07:00
수정 2024-03-11 14:24

이천수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는 지난달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후원회장을 맡은 이후로 3주째 거의 매일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원 전 장관과 함께 계양 곳곳을 누비고 있다. 계양이 20여년 동안 더불어민주당 텃밭이었다 보니 원 전 장관에 대해 어색한 주민들도 이씨에게 만큼은 반갑게 몰려드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스타 후원회장'까지 열심히 발로 뛰어준 덕에 주요 여론조사에서 원 전 장관과 이재명 대표와의 지지율 격차도 오차범위 내로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그러나 선거가 과열되다 보니 지난 7일엔 이씨가 유세 도중 60·70대 남성들로부터 폭행과 협박을 당하는 불미스러운 일도 있었다. 이씨는 1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다치진 않았다"며 "많이 놀랐지만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아 매일 감사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지난 7일 원 전 장관과 계양역 인근에서 출근 인사를 하던 중 폭행을 당했다. 가족에 대한 협박도 있었는데 괜찮은지.

"다친 곳은 없다. 다치진 않았지만, 솔직히 많이 놀랐다. 그래도 응원해주시는 주민들이 훨씬 많다. 감사한 마음으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있다."

▶후원회장을 맡고 원 전 장관과 함께 계양 유세를 상당히 열심히 다니는 것 같다. 현장 분위기는 좀 어떻게 느끼나.

"열심히 하고 있다. 새벽부터 밤까지 원 후보와 함께 계양의 모든 곳을 누비고 있다. 3주 동안 선거운동 하며 느끼는 건데 분위기가 굉장히 좋아졌다. 많은 주민들께서 응원해주신다. 더 열심히 할 것이다."

▶4년 전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를 지지했다가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 소속 원 전 장관 후원회장을 맡아 화제가 됐다. 원 전 장관을 지지하게 된 계기나 배경이 있는지.

"원 후보와는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 지원 중단으로 존폐 갈림길에 섰던) 제주여고 축구부 격려차 방문해서 인연을 맺게 됐다. 당시 축구와 학생들을 위한 진정성 있는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때부터 좋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지지 선언을 넘어 후원회장까지 맡게 된 이유는?

"계양은 제가 축구를 시작하고 성장한 곳이다. 그런 계양이 더 이상 특정 정당의 텃밭 취급을 당하면서 발전이 정체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이제 계양의 발전을 위해서는 국토부 장관의 경험을 가진 원희룡 후보가 최적이라고 생각했다."


▶국가대표 선수 출신으로 많은 국민의 사랑을 받아왔다. 유명인으로서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는 것에 대해 부담감은 없었는지.

"내가 정치를 한다면 모르겠지만 나는 정치가 아니라 내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을 실천하는 것뿐이다. 많은 분들께서 제 진심 아실 것이라 생각한다."

▶원 전 장관의 후원회장을 맡기로 했을 때 부인의 반대가 컸다고 들었다. 부인께선 왜 반대했고, 어떻게 설득했는지 궁금하다.

"아내는 내가 혹시나 선거운동 하다가 사람들 미움받거나 다칠까 봐 걱정했다. 사실 내가 그동안 아내에게 걱정 많이 끼치지 않았나. 그래도 내 뜻을 받아준 아내에게 고맙다. 최근 가족까지 언급되는 협박을 받아서 걱정이 크지만, 계양구민이 지켜주실 것이라 믿고 더 열심히 하겠다. 난 아내에게 평생 잘해야 한다."

▶어릴 때 계산2동으로 이사와 축구를 처음 시작했고 국가대표로 성장해 계양에 각별한 애정이 있다고 들었다. 인천 유나이티드 FC에서 선수로 뛰기도 했고, 현재도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거주하는 등 인천과 인연이 깊은 것 같다.

"초등학교 1학년 때 계양으로 이사 와서 대학교 입학할 때까지 이곳에서 성장했다. 계양은 내 축구 인생을 시작한 곳이기도 하다. 최근 선거운동을 하면서 방문하는 모든 곳이 내 추억이 담긴 고향이어서 더욱 감회가 새롭다."

▶원 전 장관이 이번 총선에서 이재명 대표를 꺾고 당선돼야 할 이유를 말해준다면.

"원 후보는 '잃어버린 계양의 25년'을 되찾으려 하고 있다. 내가 봐도 어렸을 적이나 지금이나 고향이 달라진 게 없다. 원 후보는 교통과 주거 등 계양의 시급한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다. 계양 발전을 위한 맞춤형 후보라고 생각한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