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LG, 한화 등은 신사업 추진을 위해 대규모 인수합병(M&A)에 나설 만한 주요 후보군으로 뽑혔다. 삼성은 2017년 하만 인수 이후 사실상 대형 M&A가 없었다. 지난해 총 870억원을 투입해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14.83%를 사들이며 예열을 마쳤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과 로봇, 차량 전장 및 반도체 분야에서 대형 M&A에 나설 것으로 점치고 있다. 그룹 차원에선 국내외 대형 바이오사 M&A도 적극적으로 물색하고 있다.
M&A에 소극적인 그룹으로 꼽혀온 LG도 최근 달라진 모습이다. LG전자에서 에어컨·공기청정기 사업 등을 구상하는 에어솔루션사업부는 글로벌 사모펀드(PEF)를 대상으로 투자금 유치를 진행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공장 매각과 LG화학의 전남 여수 NCC 2공장 지분 매각 등 사업 재편도 병행하고 있다. 삼성그룹으로부터 화학·방산사업부를 인수하고 대우조선해양을 품는 등 M&A로 승부수를 던져온 한화그룹도 여전히 큰손으로 꼽혔다.
올해 M&A가 가장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는 업종으로 ‘2차전지와 배터리 소재’를 꼽은 전문가가 78%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전기·전자 및 부품’ 48%, 바이오·제약 42%, 화학·정유·에너지 26%, 자동차 및 부품 20% 순으로 조사됐다. 한 PEF 대표는 “국내에서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업종은 반도체와 2차전지”라며 “IB업계에서도 이 두 업종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업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이슈를 묻는 말에는 65%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따른 사업 구조조정’을 꼽았다. PF 경색에 따라 자금조달이 어려운 건설사들이 태영건설처럼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PEF들의 기업 M&A 확대와 보유 기업 매각’을 IB업계의 주요 이슈로 뽑은 전문가도 61%로 집계됐다.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른 기업들의 주주가치 향상 움직임’ 등에 의한 대기업의 지배구조 개편’ 등도 올해 자본시장을 달굴 이슈로 예상됐다.
배정철/류병화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