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걸테크 공룡’이 인공지능(AI) 기술을 앞세워 한국 법률시장을 공략한다. 규제로 꽁꽁 묶인 한국 법률 생태계에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미국에 본사를 둔 리걸테크업체 렉시스넥시스는 8일 서울 반포동에서 법률 특화 AI 솔루션인 ‘렉시스플러스AI’ 출시 사전 행사를 연다. 오는 19일 한국 공식 출시를 앞두고 주요 로펌과 기업, 공공기관 법률 담당자 등에게 초청장을 보냈다.
이 회사는 미국 리걸테크 1위 회사로 직원만 1만500명에 달한다. 세계 150개국에 고객을 둔 글로벌 기업이다. 이번에 한국에 선보이는 렉시스플러스AI는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처음 공개한 뒤 법조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AI가 판례 등을 검색·분석해 법률 문서 초안을 작성해준다.
한국 리걸테크 기업들은 렉시스넥시스의 AI 솔루션 출시가 국내 법률 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리걸테크업체인 로앤굿의 민명기 대표는 “한국 회사들은 변호사단체와의 갈등을 우려해 사소한 데이터 활용에도 소극적인데, 해외 기업들은 과감하고 공격적으로 사업한다”며 “한국 법률 생태계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법무부는 지난해 리걸테크 관련 제도개선특별위원회를 발족했지만 논의에 별다른 진척이 없다. 판결문 공개 범위 확대 등 규제를 일부 풀더라도 AI 기술력이 높은 해외 업체만 과실을 따 먹을 것이란 주장도 제기된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