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3월 08일 08:0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CJ CGV가 해외 자회사 CGI홀딩스에 투자할 새로운 재무적투자자(FI)를 찾고 있다. 5년 전 투자자로 유치한 사모펀드(PEF) 운용사 컨소시엄에게 투자금을 상환해주기 위해서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와 미래에셋증권PE 컨소시엄이 보유한 CGI홀딩스 지분 28.57%가 매물로 나왔다. CGI홀딩스는 CJ CGV의 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 통합 법인이다. 모건스탠리가 매각 주관을 맡아 몇몇 PE 운용사를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MBK-미래에셋PE 컨소시엄은 2019년 이 법인의 프리IPO(상장전 지분투자)에 참여해 3335억원을 투입했다. 2200억원은 인수금융으로 마련하고 나머지는 MBK파트너스의 1호 SS펀드 재원을 활용했다.
이번 매각은 최대주주(지분율 71.43%)인 CJ CGV가 이들 FI의 투자금을 상환해주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CJ CGV는 당시 이들을 투자자로 유치하면서 홍콩 증시 상장을 약속했다. 약속한 상장 기한은 작년 6월이었다. 투자자금을 반납할 위기에 직면했다가 FI들이 계약 기간을 1년 연장해주면서 오는 6월로 기한이 미뤄진 상태다. 이 기간까지 상장에 실패하면 투자자들은 계약에 따라 드래그얼롱을 행사할 수 있다. CJ CGV는 FI 지분을 사갈 수 있는 콜옵션이 있다.
현재로선 CGI홀딩스의 상장을 기대하긴 어렵다.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하려면 최소 8000만홍콩달러(약 137억원)의 누적이익을 거둬야 한다. CGI홀딩스와 그 자회사들은 베트남 법인 1곳을 제외하고는 2021년과 2022년 연간 순손실을 기록했다. 작년 3분기말 기준 140억원 순손실을 냈다.
CJ CGV가 콜옵션을 행사해 FI 지분을 사주기도 여의치 않다. CJ CGV의 현금성자산은 작년 3분기말 기준 5929억원이다. 대부분 운영자금으로 사용 계획이 정해져 있다. 작년 12월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2000억원도 같은 달 만기가 돌아온 채무를 상환하는 데 대부분 사용했다.
새로운 FI를 찾는 게 최선의 선택지다. FI들도 마냥 기다릴 수 없다. 투자 과정에서 활용한 인수금융 만기가 올해말 도래한다.
원활한 매각은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FI의 원활한 회수를 위해 1조200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 FI들은 당시 1조1676억원으로 몸값을 매겼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