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3월 06일 16:5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금호석유화학이 향후 3년간 보유 중인 자사주의 절반을 소각하기로 했다. 행동주의펀드 차파트너스가 요구한 2년간 보유 자사주 전량 소각 요구엔 못 미치는 대응이다. 금호석화가 본격적인 공세를 시작한 차파트너스의 김을 빼기 위해 일부 요구 사항을 들어주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호석화는 보유 중인 자사주 중 262만4417주를 올해부터 2026년까지 3년에 걸쳐 소각할 예정이라고 6일 공시했다. 금호석화는 보유 중인 자사주는 전체 발행주식수의 18.4%(524만8834주)에 달한다. 이 중 절반을 향후 3년간 소각하겠다는 계획이다. 소각하는 자사주는 이날 종가(14만4000원) 기준 3779억원 규모다. 금호석화는 오는 20일 자사주 87만5000주를 우선 소각한다.
이번 자사주 소각은 차파트너스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차파트너스는 앞서 김경호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로 추천하고, 정관을 바꿔 2년에 걸쳐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는 방안을 주주제안했다. 차파트너스는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로부터 권리를 위임받아 박 전 상무의 삼촌인 박찬구 회장과 대립하고 있다.
차파트너스는 금호석화가 주주환원을 확대하는 결정을 내린 데에 대해선 환영의 뜻을 밝혔지만 추가적인 자사주 소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차파트너스 관계자는 "이전보다 상대적으로 개선된 방향으로 주주환원 결정을 내린 건 환영한다"면서도 "9%가 넘는 나머지 자사주는 왜 소각하지 않는 것인지, 백기사에게 넘겨 우호지분을 활용하려 하는 건 아니지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박종관/하지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