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했어? 몸무게는?"…불공정 채용 기업 281곳 '철퇴'

입력 2024-03-06 11:59
수정 2024-03-06 13:04


A제조업체는 지난해 ‘월 300만원·주5일제’로 구인 공고를 냈지만 정작 면접 또는 채용 시 주6일제로 정당한 사유 없이 변경했다. 고용부는 해당 사업장에 대해 채용절차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을 이유로 과태료 120만원을 부과했다.

B협동조합은 채용공고 8건에서 직무수행과 무관한 구직자의 혼인유무, 출신지역, 신체적 조건 등 개인정보를 수집했다가 과태료 300만원이 부과됐다.

C제빵업체는 2022년과 2023년 채용과정에서 구직자 33명에게 보건증 발급 비용을 부담시켰다. 고용부는 시정명령을 내렸고 해당 비용은 모두 환급됐다.

고용노동부는 2023년 하반기에 워크넷 구인공고, 건설현장, 청년 다수고용 사업장 등 627개소를 점검한 결과, 281건의 위법·부당한 채용 사례를 적발했다고 6일 밝혔다.

17건에 대해서는 과태료가 부과됐으며 21건에 대해서는 시정명령, 243건에 대해서는 개선 권고 조치를 내렸다. 채용절차 공정화에 관한 법률은 근로조건 변경이나 출신지역 등 개인정보 요구, 채용서류 미반환 등 위법 행위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이번 점검에서는 최초로 워크넷 채용공고를 점검했다. 온라인 취업포털에 위법한 채용공고가 많다는 청년들의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주된 위반 사례는 △주5일 근무로 공고한 뒤 계약 시 주6일 근무 요구 △채용탈락자 수십 명의 서류를 파기하지 않고 보유 △채용공고에 제출된 서류는 반환하지 않는다고 명시 △입사지원서에 혼인 여부 및 가족 학력?직업 정보 요구 △신체검사 비용 등 심사비용을 구직자에게 전가 등이 있었다.

D 시니어클럽은 지난해 채용공고문에 ‘제출된 서류는 반환하지 않는다’라고 명시했다가 과태료 120만원을 부과당했다. 근로자 채용과정에서 최종 합격 여부를 합격자에게만 고지하고, 불합격자에게는 알리지 않은 E 연구소도 개선지도를 받았다.

정부는 워크넷 상 위법한 공고를 예방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이번 달부터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사업주에게는 구인광고를 등록할 때 법 준수사항을 팝업으로 안내하고, 구직자에게도 워크넷 구인신청 시 구인광고에 ‘직무수행과 무관한 구직자의 개인정보 포함 금지, 채용서류 반환?파기절차’ 등의 고지사항을 신설해 알린다. 아울러, 부적절한 개인정보 수집 관련 키워드가 포함된 구인광고는 자동으로 필터링한다.

민간취업포털에 대해서도 연 2회 집중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현장 지도·점검으로 연계할 예정이다. 민간취업포털이 자체적으로 법 위반을 방지하는 시스템을 개발·탑재하도록 협업해나갈 계획이다.

이정식 장관은 “구직자에게 필수적인 채용 결과 고지, 채용서류 파기 알림 등이 포함된 공정채용법이 국회 회기 중 통과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