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주식보다 채권 ETF…채권에 눈 돌린 개미들

입력 2024-03-07 08:51
수정 2024-03-07 14:08

개인투자자들이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채권형 ETF로 투자처를 옮기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하가 임박했다는 기대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커버드콜 등 다양한 채권형 상품이 나오면서 인기를 끌고 있단 분석이다.

6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은 채권형 ETF를 253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채권형 ETF의 개인 순매수액이 월별 기준 2000억원을 넘은 건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이다. 작년 12월 242억에 그쳤던 채권 ETF 순매수액은 1월(1376억원) 2월(2536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매수 상위 종목은 대부분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는 상품이었다.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에 올 들어 개인 순매수가 1315억원 들어왔고, 'TIGER 미국채30년스트립액티브'(744억원) 'KBSTAR 미국채30년엔화노출'(576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반대로 주식형 ETF에서는 자금이 빠지고 있다. 지난 1월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 등의 랠리로 주식형 ETF의 개인 순매수액은 1조4000억원을 기록했으나 지난달엔 -247억원으로 감소했다.

Fed의 기준금리가 임박했다는 기대가 확산하면서 채권형 ETF에 투자금이 쏠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채권형 ETF는 금리 인하 가능성이 거론되던 작년 초부터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지난해 5월에는 개인 순매수액 2005억원이 몰렸다. 하지만 시장 기대와 달리 Fed의 금리 인하 시점이 늦어지면서 순매수액은 점차 줄어 지난해 12월에는 242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시장은 오는 6월에는 Fed가 금리 인하를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6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64.7%에 이른다. 금리가 내려가면 반대로 채권 가격은 올라 투자 수익을 볼 수 있다.

엔화 국채 투자와 커버드콜 등 다양한 채권 ETF가 출시된 것도 채권 투자 붐에 영향을 미쳤다. 'KBSTAR 미국채30년엔화노출'은 미국 기준금리 인하와 엔화 가치 상승에 동시 베팅하는 상품으로 출시 2개월 만에 개인 순매수 규모가 500억원을 돌파했다.

커버드콜 전략을 구사하는 'SOL 미국30년 국채 커버드콜 ETF'도 금리 인하 불확실성에 인기를 끌고 있다. 커버드콜이란 주식, 채권 등 기초자산을 보유하면서 그 기초자산을 특정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콜옵션)를 매도해 박스권에서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이다. 이 ETF는 다른 미국 장기채 상품들이 올 들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는 와중에 1.78% 수익률을 기록했다.

한편 파킹형 단기자금 ETF에 대한 개인 순매수액도 3071억원으로 처음으로 월별 기준 3000억원을 넘었다. 시장불확실성에 투자처를 정하지 못한 투자자들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예금과 달리 중도 환매가 자유롭다는 장점이다.

대표적인 상품이 91일물 금리를 따라가는 KODEX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액티브, TIGER CD금리투자KIS 등이다.

한국자산평가 등 5개 신용평가기관이 평가한 지난달 말 기준 3개월물(91일)의 평균 수익률은 3.69%에 달한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