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가 연임을 포기하고 회사를 떠난다. NH투자증권은 5일 차기 대표 최종후보를 추릴 것으로 알려졌다. 신임 대표는 이달 말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정 대표는 페이스북에 "이번 주주총회까지 역할을 하고 회사를 떠나기로 했다"며 "한동안 여러 이야기가 있었지만 이제 스스로를 정리할 적기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2005년 투자은행(IB) 대표로 출발, 최고경영자(CEO)까지 20년 가까운 세월을 보냈다"며 "제대로 한 것이 있는지 돌아보면서 많은 반성을 한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젠 우리 회사도 한 단계 더 도약해야 할 때인 것 같다"며 "새로운 색깔, 더 나은 문화, 조직으로…"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정 사장은 "다음 CEO는 어떤 분이 되실지 몰라도 나보다 뛰어난 분이 오실 거라 믿는다"며 글을 마쳤다.
정 대표의 임기 만료 시점이 다가오며 4연임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앞서 정 대표는 차기 대표 1차 후보군(롱리스트)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 대표가 연임을 사실상 포기해 최종 후보군(쇼트리스트)에선 빠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NH투자증권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3~5명의 차기 사장 후보 쇼트리스트를 추릴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임시 이사회에서 최종 후보를 발표하고, 이달 말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차기 대표가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1963년생인 정 대표는 대우증권에서 시작해 2005년 NH투자증권(옛 우리투자증권)으로 옮긴 뒤 13년간 IB사업부 대표를 맡았다. 2018년 대표가 된 후 2020년과 2022년 연임에 성공했다. 경영 성과도 냈다. 지난해 연결 기준 NH투자증권의 순이익은 5564억원으로 전년 대비 83.69% 늘었다. 영업이익은 39.2% 증가한 7258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정 대표는 옵티머스 사태에 연루되며 문책 경고를 받았다. 문책 경고 처분이 확정되면 3~5년간 금융권 재취업이 제한된다. 정 대표는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문책 경고 징계처분 취소와 징계처분 효력을 멈춰달라는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했고, 법원이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징계 효력은 정지된 상태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