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아파트"…8년 일한 경비원 암 투병에 주민들이 나섰다

입력 2024-03-05 10:41
수정 2024-03-05 10:44

8년간 근무한 경비원이 암에 걸려 일을 그만두게 되자 아파트 주민들이 십시일반 마음을 모아 1000만원을 전달했다는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4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배달하다가 본 수원의 명품 아파트'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배달하다가 본 90여세대의 주상복합 아파트인데 뭔가 뭉클한 생각이 들어서 올린다"고 전했다.

그가 공개한 사진에는 아파트 안내문의 모습이 담겼다. 이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2016년부터 오랜 시간 우리 아파트를 위해 애써주신 보안대원님이 혈액암 진단으로 항암치료를 위해 2월까지 근무하게 됐다"는 안내문이 붙었다. 쾌유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모금을 진행한다는 내용이었다.

모금이 끝난 이후인 지난 4일 게시된 공고문에는 보안대원 B씨에게 모인 금액을 전달했다는 안내문이 붙었다. 아파트 운영위원회 측은 "쾌유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모금에 함께해 주신 모든 입주민 여러분 감사하다"며 생활문화지원실 및 B씨에게 직접 전달 등을 통한 총 모금액은 1000만원이라고 밝혔다.

모금 현황표 옆에는 B씨의 손 편지가 붙었다. 그는 "2월 말 부로 정든 아파트를 떠난다. 2016년 2월 25일 첫 근무를 시작으로 8년 동안 많은 분의 사랑을 받은 저로서는 뜻하지 않게 퇴직하게 된 현실이 믿기지 않을 뿐"이라고 적었다.

이어 "그동안 근무하면서 내심 저의 마지막 직장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치료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그만두게 됐다"면서 "많은 분이 격려와 성원해 주신 것처럼 치료 잘 받고 완쾌해서 건강한 모습으로 안부 인사를 드리겠다"고 했다.

끝으로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리며, 입주민 모든 분과 각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충만하기를 저 또한 기원하겠다"고 인사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90여세대에서 1000만원이 모이다니 대단하다", "복 많이 받으실 거다", "명품 아파트, 명품 주민들이다", "보배로운 아파트다", "꼭 쾌유하셨으면", "이런 게 진정한 명품", "품격 넘치는 아파트 입주민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