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산하 서울시설공단이 운영하는 장애인콜택시의 사고 건수가 최근 3년 새 80%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택시 100대당 사고 건수는 일반 법인택시를 추월해 개인택시의 세 배 수준으로 높아졌다. 교통 약자인 장애인 안전을 강화할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3일 서울시설공단이 소영철 서울시의원(국민의힘)에게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 장애인콜택시에서 발생한 인적 사고는 2020년 80건, 2021년 94건, 2022년 123건, 지난해 147건이었다. 3년 새 83.7% 급증한 것이다.
2020년 이후 발생한 인적 사고 444건 중 87.8%에 달하는 390건은 운전자 과실이 100%, 7.6%인 34건은 운전자 과실이 80% 이상이었다.
서울시 장애인콜택시 100대당 사고 건수는 지난해 9.5건으로 서울시 법인택시(7.2건)보다 2건 이상 많았다. 서울시 개인택시(3.2건)의 세 배에 달했다.
장애인콜택시 사고가 증가하는 것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기본적으로 승합차량인 장애인콜택시는 사고 발생 확률이 법인택시 등에 비해 높은 환경에서 운행된다. 좁은 골목길을 지나 장애인 주거지 앞까지 가야 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경증 및 일시적 장애인까지로 이용 대상이 확대되면서 2019년 437대에서 지난해 699대로 운행 차량이 급증한 것도 사고 발생 증가의 배경이 됐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선 사고를 낸 직원에 대한 솜방망이 징계도 원인으로 꼽고 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발생한 사고 364건 중 최고 중징계는 ‘견책’이며 이마저도 15건에 불과하다. 대부분 ‘경고’ ‘주의’에 머물렀고 상당수는 ‘처분 없음’으로 넘어갔다. 서울시설공단이 안전보다는 경영 효율화에 치중하면서 시간제 운전원을 150명 투입한 것도 사고 발생 증가 원인 중 하나란 분석이 나온다. 시간제 근로자는 사고를 내도 징계 등 책임을 지지 않는다.
소영철 의원은 “다른 교통수단은 사고율이 점점 낮아지는데 장애인택시만 높아지고 있다”며 “성과에 치중한 운영 패러다임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용희/이상은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