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거리서 일면식도 없는 여중생에게 다가가 어깨를 움켜잡은 50대가 강제추행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1부(이수웅 부장판사)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59)씨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비롯해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에 각 3년간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5월 22일 오후 8시59분께 원주시의 한 도로에서 맞은편에서 걸어오던 일면식도 없는 B(12)양에게 다가가 손을 올려 어깨동무하듯 어깨를 움켜잡아 강제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당시 상황이 전혀 기억나지 않지만, 어깨를 만졌다고 하더라도 대화하기 위한 것이었을 뿐 강제추행의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어깨를 딱 잡아끌고 가려는 것으로 느껴졌다'는 B양의 주장에 더해, 길에서 마주친 A씨가 다가가자 B양이 뒷걸음질 치는 모습과 가방을 벗어 던지며 급히 도망가는 모습이 담긴 CCTV 등 증거를 토대로 A씨의 행위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인적이 드문 밤거리에서 이뤄진 피고인의 행위는 성적 불쾌감이나 혐오감을 주는 강제추행에 해당하고 고의도 충분히 인정된다"며 "다만, 추행의 정도가 비교적 중하다고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A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