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리그오브레전드 프로 리그를 운영 중인 LCK(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가 디도스(DDoS, 분산 서비스 거부 공격) 사태에 따른 비공개 녹화 중계방송 시간 원칙을 1일 공개했다. LCK에 따르면 녹화 방송은 앞으로 원칙적으로 ‘평일 오후 9시, 휴일 오후 7시’에 송출된다. 녹화 중계로 전환된 이후 불규칙한 방송 시간으로 생겼던 불편이 조금은 완화될 전망이다. 다만 LCK가 “송출 시간은 경기 진행 상황에 따라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을 양해 부탁드린다”라고 덧붙인 만큼 해당 시간 역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LCK는 지난달 25일부터 시작된 디도스 사이버 테러로 인해 대회 진행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25일 DRX와 디플러스 기아의 경기가 네트워크 오류로 인해 8차례나 퍼즈(일시 중단) 됐고 경기 종료까지 무려 7시간이나 소요됐다. 그 여파로 다음 경기였던 OK저축은행 브리온과 광동 프릭스의 경기는 다음 날인 26일에 비공개 녹화 방송으로 진행됐다. LCK는 26일 해당 사태의 원인이 디도스 공격이었다고 밝혔다.
이틀이 지난 28일 T1과 피어엑스의 대결에서 또다시 디도스 공격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T1과 피어엑스의 1세트 경기 진행이 지연됐다. 결국 1세트는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됐지만 2세트부터 비공개 녹화 방송으로 전환됐다. 반복되는 디도스 공격에 LCK는 남은 경기를 무관중 녹화 중계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녹화 중계가 언제 시작되는지 알 수 없어 팬들의 불만이 커졌다. 기존 평일 오후 5시와 7시 30분에 진행되던 경기가 해당 시간에 송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혼란을 막고자 LCK가 평일 오후 9시, 휴일 오후 7시라는 기본적인 원칙을 내놓은 것이다.
한편 LCK가 길어지는 디도스 사태에 대한 해법을 언제 내놓을지에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2024 LCK 스프링 스플릿이 이미 반환점을 돈만큼 우승팀을 결정짓는 플레이오프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플레이오프 진출팀의 윤곽이 드러나는 2라운드 경기가 무관중으로 진행되면서 팬들 사이에선 “긴장감이 떨어진다’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경기 결과가 사전에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로 지난 29일 진행된 디플 기아와 OK 브리온의 경기가 송출되기 전부터 각종 커뮤니티에는 “어느 팀이 1세트를 이겼다”라는 식의 게시글이 쏟아졌다. 실제 유출 여부와 무관하게 이 같은 현상이 경기에 대한 몰입도를 떨어트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