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미분양' 1만1000가구 넘어…거래량은 5개월 만에 반등

입력 2024-02-29 17:30
수정 2024-04-03 10:28
고금리 등의 여파로 부동산시장 침체가 깊어지면서 ‘악성 미분양’이라고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규모가 전국적으로 1만1000가구를 넘어섰다. 인허가와 착공 등 전국 주택 공급지표는 최근 한 달 새 일제히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2~3년 후 공급난이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29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올해 1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1월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3755가구로 집계됐다. 작년 12월(6만2489가구) 대비 2%(1266가구) 늘어나며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지역별로 수도권(1만31가구→1만160가구·증가율 1.3%)보다 지방(5만2458가구→5만3595가구·2.2%)의 미분양 증가 폭이 컸다. 광주광역시(596가구→860가구)와 대전(894가구→1112가구)의 미분양은 각각 44.3%, 24.4% 급증했다.

전국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작년 12월 1만857가구에서 올 1월 1만1363가구로 4.7%(506가구) 늘었다. 서울은 같은 기간 악성 미분양이 461가구에서 455가구로 줄었다. 반면 지방은 8690가구에서 9115가구로 4.9%(425가구) 증가해 대조를 이뤘다.

국토부는 ‘1·10 대책’을 통해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을 최초로 구입하면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해 세제 혜택을 주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시장은 여전히 냉랭한 분위기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분양가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지방 아파트 가치 상승 기대가 낮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경색, 공사비 갈등 등의 영향으로 주택 공급도 줄었다. 전국 주택 인허가 물량은 작년 11월 2만553가구에서 12월 9만4420가구로 늘었으나 올 1월엔 2만5810가구로 6만8610가구(72.7%) 급감했다. 지난해 12월 공공부문 인허가가 크게 증가하며 전체 실적이 개선된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올해 1월 인허가 물량은 최근 10년 평균 실적(3만2623가구)보다 20.9% 적은 수준이다. 전국 주택 착공 물량도 작년 12월 3만8973가구에서 올해 1월 2만2975가구로 41% 감소했다.

1월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전월 대비 13.1% 늘어난 4만3033건을 기록했다. 작년 8월 5만1578건에서 12월 3만8036건까지 줄곧 줄어들다가 5개월 만에 반등한 것이다. 금리 인하 기대와 신생아 특례대출 출시 등으로 매수세가 붙었다는 분석이다. 주택 유형별로 희비가 엇갈린 게 눈에 띈다.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2만6934건에서 3만2111건으로 19.2% 증가했다. 반면 빌라 등 비아파트는 1만1102건에서 1만922건으로 1.6% 감소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