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판 챗GPT' 미스트랄 "오픈AI·구글과 경쟁하겠다"

입력 2024-02-29 18:49
수정 2024-03-07 16:55
MS가 최근 1500만유로(약 216억원)를 투자한 미스트랄AI가 글로벌 인공지능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스트랄AI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아르튀르 멘슈(31)는 28일(현지시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민첩함과 가성비로 오픈AI, 구글과 경쟁하겠다”고 밝혔다. 창업 10개월 만에 독자적인 대규모언어모델(LLM)과 챗봇을 내놓은 이 기업은 ‘유럽판 챗GPT’로 불리며 마이크로소프트(MS)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미스트랄AI는 프랑스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이다. MS는 이 기업과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MS의 투자자금 1500만유로는 미스트랄AI에 대한 MS 지분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MS의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에 미스트랄의 LLM 미스트랄라지가 탑재된다. 애저에 LLM이 들어가는 건 오픈AI의 GPT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MS가 유럽 기업을 끌어들여 미국 중심 LLM 기술 생태계를 다변화하겠다는 의도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멘슈는 “유럽에 빅테크가 없는 게 항상 아쉬웠다”며 “미국을 떠나 프랑스에서 독립적인 플레이어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고, 지금이 그 기회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프랑스 공학 계열 명문 그랑제콜인 에콜폴리테크니크와 고등사범학교인 에콜노르말쉬페리외르를 졸업했다. 이후 구글 AI부서에서 일하던 그는 지난해 4월 메타의 AI연구소 출신인 티모테 라크로, 기욤 람플과 미스트랄을 창업했다. 그리고 6개월 만인 작년 10월 매개변수 73억 개짜리 기업용 소규모 LLM(sLLM)인 미스트랄7B를 오픈소스로 내놓으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파라미터(매개변수)가 130억~340억 개인 메타의 라마보다 좋은 성능을 보였기 때문이다. 미스트랄AI는 상대적으로 적은 파라미터로 우수한 성능을 가진 AI 모델을 만들어 몸집 불리기 경쟁을 벌이는 빅테크에 맞선다는 차별화 전략을 내세웠다.

앤드리슨 호로비츠 등 투자자들로부터 5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했고, 같은 해 12월 20억유로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미스트랄AI에 따르면 이번에 개발한 미스트랄라지는 LLM 성능 측정 지표로 널리 쓰이는 ‘대규모 멀티태스크 언어이해(MMLU)’ 테스트에서 81.2%의 정답률을 보였다. GPT-4에 이어 2위다.

미스트랄AI의 직원은 34명이다. 멘슈는 “소규모 팀으로도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미스트랄라지는 GPT-4보다 저렴하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MS 종속 가능성에 대해 그는 “미스트랄은 설립자들이 지분 과반을 소유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경영권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