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경쟁사 주유소 수를 체크하는 게 주요 업무였죠. 요즘은 거의 안 합니다.” 한 정유사 영업본부 임원의 얘기다. 주유소를 창업하려는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출혈 영업까지 감수했던 정유사 얘기는 이제 옛일이 돼 버렸다.
28일 한국석유관리원에 따르면 국내 주유소 보유 1위는 SK에너지다. 지난해 말 2897개에 달했다. 하지만 2020년(3118개)과 비교하면 221개(7%) 감소했다. HD현대오일뱅크와 GS칼텍스도 마찬가지다. HD현대오일뱅크의 주유소 수는 지난해 2375개로 3년 사이 4.7% 줄었다. 2103곳을 운영 중인 GS칼텍스의 주유소 수 역시 같은 기간 11.1% 감소했다.
외국계 정유사인 에쓰오일의 주유소 수만 지난해 2230개로 2020년 대비 46개(2.1%) 늘어났다. 정유업체 관계자는 “국내 정유사들의 주유소 수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지만 어느 회사도 이를 막으려고 특별히 비용을 투입하지는 않고 있다”며 “에쓰오일도 국내 영업을 위한 브랜드 마케팅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주유소 수가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뜰주유소의 강세와 전기차 수요 증가, 주유소 간 경쟁 심화 등으로 주유소 마진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 정유업체의 고민거리다. 주유소 평균 마진은 2019년 2.5%에서 2022년 1.8%로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1%대 초반까지 떨어졌을 것이란 게 정유업계 관계자들의 추정이다. 이에 따라 정유사들은 수도권 내 마진이 높은 주유소를 관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