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유명 양조장에 침입한 괴한, 와인 36억원어치 '콸콸'

입력 2024-02-28 22:13
수정 2024-02-28 22:21

스페인에 있는 한 유명 와인 양조장에 괴한이 침입해 와인 탱크 벨브를 열고 도주하는 일이 발생했다. 양조장은 이번 사건으로 한화 36억 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었다.

27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3시 30분경 스페인 북서부 지역 카스테릴로 데 두에로에 있는 유명 와인 양조장인 '세파21'에 괴한이 침입했다. 이 괴한은 양조장에서 물건을 훔치지는 않았지만, 레드와인을 보관하고 있던 탱크의 밸브를 열고 도주했다.

세파21 측이 공개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 따르면 우비와 긴팔 긴바지를 입은 괴한은 양조장에 들어와 와인 탱크 밸브를 차례대로 열었다. 그는 양조장 관계자인 마냥 익숙하게 밸브를 찾아냈다.

이 괴한은 총 5개의 탱크를 연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3개 탱크만 와인으로 채워져 있었고 쏟아진 와인은 총 6만 리터(L)로, 이는 250만 유로(한화 약 36억 1100만 원) 규모라고 양조장 관계자는 전했다.

양조장 측 관계자는 사전지식 없이 와인 탱크를 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그는 "나름의 보안 메커니즘이 있는 탱크를 일반인이 여는 건 매우 어렵다. 아마 침입자는 이런 종류의 탱크나 기계에 익숙한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둡고 빛이 들어오지 않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괴한은 와이너리를 가로질러 매우 원활하게 이동했다. 이곳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을 것"이라고 범인을 유추했다.

현지 경찰이 양조장 측의 고소장을 접수해 해당 사건을 조사하고 있지만, 아직 괴한이 어떤 목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는지 밝혀지지 않았다. 또 괴한의 신원도 파악하지 못했다.

다만 호세 모로 세파21 양조장 대표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침입자의 유일한 목적은 사업에 피해를 주는 것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