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임시 감독으로 온 황선홍 23세 이하(U-23) 대표팀 감독이 하극상 논란이 있었던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을 품고 경기를 진행할지 이목이 쏠린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이하 전력강화위)는 27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제3차 회의를 마친 뒤 3월에 예정된 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2연전을 지휘할 대표팀의 임시 사령탑으로 황선홍 U-23 대표팀 감독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전력강화위는 21일 1차 회의에서는 곧바로 정식 사령탑을 선임한다고 했지만, 이후 24일 2차 회의를 통해 임시 사령탑 선임으로 방향을 바꿨다. 이 과정에서 황선홍 감독이 1순위로 언급됐고, 협회의 설득 끝에 이날 3차 회의에서 황 감독이 임시 사령탑으로 낙점됐다고 발표했다.
황 감독은 선수 시절 공격수로 A매치 103경기에 출전해 50골을 넣어 역대 남자 선수 최다 2위 기록을 갖고 있다. 지도자로는 K리그 클럽을 주로 이끌어 왔고, 2021년 9월부터는 23세 이하(U-23) 대표팀 사령탑을 맡아 왔다.
특히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대표팀을 이끌며 아시안게임 3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당시 이강인은 주요 멤버로 활약했고,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며 병역 문제를 해결했다.
황 감독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된 상황에서 태국과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3차전(3월 21일 홈)과 4차전(3월 26일 원정)을 지휘한다. U-23 대표팀은 4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2024 파리 올림픽 아시아 지역 예선인 AFC U-23 아시안컵을 준비하고 있어서 황 감독은 당분간 두 팀 일정을 동시에 소화해야 한다. 이 기간 사우디아라비아 담맘에서 열리는 친선대회에 나설 U-23 대표팀은 황 감독 없이 기존 코치진이 이끈다. 태국전을 위한 코치진은 별도로 꾸려진다.
두 팀을 이끌어야 하는 스케줄뿐 아니라 대표팀 구성 역시 황 감독에겐 고민스러운 부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도중 '캡틴' 손흥민(32·토트넘)과 멱살잡이까지 벌였던 이강인을 황 감독이 3월 A매치에 소집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시안컵 4강 탈락 이후 이강인이 저녁 식사 시간에 또래 다른 선수들과 시끄럽게 탁구 경기를 하다 주장인 손흥민의 저지를 받았고, 이에 반발하다 손흥민의 손가락이 탈구됐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하극상'에 대한 비판 여론이 뜨거워지면서 이강인은 손흥민이 있는 런던에 가 직접 사과했고, 손흥민은 용서했다. 손흥민은 그러면서 "그 일 이후 강인이가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한 번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달라. 대표팀 주장으로서 꼭 부탁드린다"고 당부하는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재했다.
이강인은 KBS N스포츠 '날아라 슛돌이' 3기 출신으로, 어릴 때부터 귀여운 외모와 빼어난 실력으로 지지와 응원을 받아왔다. 팀 내에서도 '막내 형'이라 불렸지만, 손흥민과 갈등이 알려진 후 '버릇없는 막내'로 전락했다는 평이다. 여기에 손흥민과 갈등 다음날 있었던 요르단 전에서 패스 횟수 등도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프로답지 못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황 감독은 "올림픽 예선이 촉박하기에 걱정되고 우려스러운 부분도 있는데, 기존에 해 온 방식대로 코치들과 긴밀히 협의해서 4월 예선 치르는데 부족함 없이 준비하겠다"면서 "A대표팀도 잘 추슬러서 2연전을 좋은 결과로 마무리하게끔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축구에 대한 우려가 큰데, 걱정을 덜어드릴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겠다"며 "우리 대표팀을 많이 성원해주시고 응원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태국전 대표팀 명단은 오는 3월 11일 공개된다. 훈련은 18일부터 시작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