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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버핏’으로 불리는 헤지펀드 억만장자 빌 애크먼(사진)이 소매업 관련 주식을 대거 처분하면서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의 포트폴리오 내 비중을 역대 최대로 늘렸다.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선호하지 않는 애크먼은 인공지능(AI) 수혜주 가운데 알파벳에 집중하고 있다는 평가다.
27일 애크먼이 이끄는 헤지펀드 퍼싱스퀘어캐피털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작년 4분기 말 주식 보유 현황 공시(13F)에 따르면 이 회사는 주택 리모델링 용품 업체 로스(LOW), 외식업체 치폴레(CMG), 호텔기업 힐튼월드와이드(HLT) 등 소매업 관련 주식을 대량 매각했다.
퍼싱스퀘어는 특히 로스 주식 580만 주를 매각했다. 포트폴리오 내 비중은 14%에서 2.67%로 쪼그라들었다. 또한 치폴레 지분은 12만8610주 매각했고, 힐튼월드와이드 지분도 112만4320주 처분했다. 반면 부동산 개발 관련 업체인 하워드휴스(HHH) 지분은 210만 주를 추가했다.
이에 따라 알파벳은 작년 말 기준 퍼싱스퀘어가 가장 많은 자금을 투자한 기업이 됐다. 퍼싱스퀘어가 보유하고 있는 알파벳 주식 포트폴리오 내 비중은 작년 3분기 17.21%에서 4분기 18.56%로 늘었다. 알파벳 우선주인 클래스C(12.71%)와 보통주인 클래스A(5.85%) 두 종목을 합친 것이다.
퍼싱스퀘어는 지난해 2분기 알파벳 클래스C를 130만 주 매입한 데 이어 3분기에는 알파벳 클래스A를 217만 주 담았다. 작년 4분기에는 알파벳 주식을 추가 매입하진 않았지만, 다른 지분을 처분하면서 상대적으로 비중을 키웠다.
애크먼은 알파벳이 장기적으로 AI 분야에서 지배적인 플레이어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야후파이낸스는 “애크먼은 지난해 알파벳에 돈을 쏟아붓기 시작했고, 이를 오늘날 자신의 최대 보유 자산으로 키웠다”며 “알파벳은 AI 잠재력을 지닌 환상적인 기업으로, 투자 매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보유 주식 규모가 104억달러(약 13조원)에 달하는 퍼싱스퀘어는 단 8개 종목에만 투자하고 있다. 다른 투자자와 달리 투자처가 단순하다. 단일 종목으로만 따지면 치폴레가 18.15%로 가장 비중이 높다. 이어 레스토랑브랜즈인터내셔널(17.55%), 힐튼월드와이드(16.08%)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애크먼은 헤지펀드 매니저로 업계에 발을 들인 뒤 행동주의 투자자로 이름을 알렸다. 특정 기업 지분을 공격적으로 확보해 의결권을 보유한 뒤 경영방식을 뿌리째 바꾸고 손실을 줄여 재매각하는 방식이다. 포브스는 이런 애크먼을 ‘리틀 버핏’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애크먼의 순자산은 42억달러(약 5조6107억원)에 달한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