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명수(4선·충남 아산갑) 의원이 27일 4·10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울 영등포을에 출마한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은 후보 경선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총선에 국민의힘 소속으로 출마하지 않겠다"며 "공천 과정에 대한 아쉬움과 스스로에 대한 안타까움이 앞섰지만, 총선 승리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생각하며 대의멸친(大義滅親:클 대, 옳을 의, 멸할 멸, 육친 친)의 길을 선택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대의멸친은 대의를 위해서는 친족도 죽인다는 말로, 나라나 민족을 위한 일에 사사로운 정은 끊어야 한다는 뜻이다. 국가나 사회를 위하는 일이라면 부모 형제한테도 냉엄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의원은 "저 스스로부터 사심을 버리고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개혁·혁신의 대상이 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총선에 무소속으로도 출마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권역별 분류상 2권역(대전·충북·충남)에서 유일하게 심사가 보류된 현역 의원으로, 공천 배제(컷오프) 대상이 되는 현역의원 평가 하위 10%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언론 공지를 통해 "이 의원은 충남의 발전과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참 많은 일을 해 온 분"이라며 "이 의원의 용기와 헌신에 저를 비롯한 국민의힘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오래도록 기억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명수 의원과 함께 목련이 피는 4월, 국민의 마음을 얻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박민식 전 장관은 오전에 경선 불참을 선언했다.
이로써 영등포을에선 그의 경선 경쟁자인 박용찬 전 당협위원장이 단수 공천을 받게 될 가능성이 유력해졌다.
박 전 장관은 입장문에서 "영등포을 지역구 후보의 조속한 확정과 총선 승리를 위해 박용찬 후보 지지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총선 승리를 위해 본인이 고심 끝에 결심한 것 같다. 박 전 장관 같은 큰 정치인과 어떤 방식이든 함께 해야 우리가 이길 수 있다. 함께 총선 승리를 위해 노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에서는 장제원(부산 사상)·김웅(서울 송파갑)·윤두현(경북 경산)·최춘식(경기 포천가평)·이달곤(경남 창원 진해) 등 지역구 현역 5인이 총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희국(경북 군위·의성·청송·영덕) 의원도 공천을 신청하지 않아 불출마 수순을 밟고 있고, 홍문표(4선, 충남 홍성·예산) 의원은 경선을 포기했다. 박대수(비례) 의원도 서울 강서을 예비후보에서 사퇴했다.
일각에서 국민의힘 공천에 잡음이 없지만 감동도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한 위원장은 "어떤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어떤 특정한 집단을 쳐내는 식의 피를 보는 공천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하고 있다. 그걸 바라시나. 그게 정상적 정치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감동적 공천이라는 것은 조용하고 승복하는 공천"이라며 "공천에 내가 직접 관여하지 않지만, 공천(을 결정)할 권한이 나한테 있고, 그 책임도 결국 내가 지게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단수·전략공천에 반발하는 공천 신청자들을 향해선 "함께 가주시길 바란다. 우리는 함께 가야 이길 수 있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