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메리츠증권, 3000억 규모 1호 PF 대출 펀드 조성 나선다

입력 2024-02-27 15:55
이 기사는 02월 27일 15:5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메리츠증권이 3000억원 규모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펀드를 조성한다. 메리츠증권이 만드는 1호 기관 전용 사모펀드에 해당한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3000억원 규모 부동산 PF 대출 펀드레이징(자금 유치) 작업을 위해 주요 공제회와 연기금과 접촉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내 조성을 목표로 하는 중이다. 목표 금액 3000억원 중 메리츠금융그룹 계열사가 30%를 책임진다.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가 각각 20%, 10%를 출자할 계획이다.

이번 펀드는 메리츠증권의 첫 기관 전용 사모펀드에 해당한다. 메리츠는 지난달 기관 전용 사모펀드 업무집행사원(GP) 등록을 마무리한 후 펀드 조성 작업을 시작했다. 기관 전용 사모펀드란 연기금, 금융회사 등 일부 전문투자자만 투자할 수 있는 펀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021년 펀드 관리 강화를 위해 일반 사모펀드와 기관 전용 사모펀드로 분리한 바 있다.

1호 펀드에 메리츠 계열사가 후순위로 출자할지도 관심이 쏠린다. 메리츠 계열사들이 후순위로 출자하면 기관투자가의 하방 위험이 줄어들어서다. 메리츠 계열사가 후순위 출자를 하게 되면 선순위 기관투자가에 일정 수익률을 제공하고 남은 수익을 가져가게 되는 식이다. 후순위 출자 때 계열사 비중은 20%로 낮출 것으로 보인다.

펀드는 주로 부동산 PF 선순위 대출에 집행할 계획이다. 또 PF 대출이 아니더라도 실물 부동산의 선순위 담보대출에 투자할 수도 있다. 기존 메리츠증권의 PF 사업과 비슷한 성격이다. 자체 재원으로 투자하는 것과 달리 외부 자금을 통해 조달하는 방식이란 차이만 있는 셈이다.

부동산 PF에 전문성을 지닌 메리츠증권의 첫 펀드인 만큼 부동산 IB 업계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부동산 PF 사업에 두각을 나타내 온 메리츠증권이 축적된 딜 발굴 노하우를 활용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경색된 PF 시장에 구원투수 역할을 맡게 될 예정이다.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게 되는 셈이다.

한 부동산 IB 업계 관계자는 “올해 높은 금리를 주는 PF나 실물 부동산 담보대출에 대한 기관투자가의 니즈가 많아 여러 운용사들이 펀드를 만들 것으로 보인다”며 “메리츠증권까지 펀드레이징에 나서면서 운용사들의 경쟁이 더욱 심화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