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비만 치료제 ‘위고비’ 개발사 노보노디스크가 표적 단백질 분해(TPD) 의약품 개발업체 네오모프와 2조원에 달하는 공동개발 및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했다.
네오모프는 지난 26일(현지시간) 노보노디스크와 분자접착제 기반 TPD 약물을 개발, 상용화하기로 협력했다고 발표했다. 네오모프는 2020년 설립돼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기업이다. 기존 약물로는 치료가 불가능했던 표적들 위주로 치료제를 연구한다. 아직까지는 전임상 단계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계약에 따르면 네오모프가 특정 표적을 발견하고 임상을 주도할 예정이다. 노보노디스크는 화합물에 대한 추후 임상 및 상업화에 대한 권리를 독점적으로 갖게 된다. 전체 계약 규모는 14억6000만달러(약 1조9450억원)다.
필 챔버레인 네오모프 최고경영자(CEO)는 “당뇨·비만 및 희귀 혈액질환 분야에서 세계적인 제약사로 꼽히는 노보노디스크와 협업하게 돼 기쁘다”며 “네오모프의 독자적인 분자접착제 플랫폼과 노보노디스크의 노하우가 결합되면, 암을 포함한 새로운 치료 분야로 확장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TPD란 질병의 원인이 되는 단백질을 분해하는 방식으로 치료하는 기술이다. 질환을 유발하는 단백질의 기능을 억제하는 차원이 아니라 아예 없애버리기 때문에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분자접착제란 원래 상호작용하지 않던 단백질들이 서로 가까이 붙을 수 있게 만들어주는 약물이다. TPD 의약품을 만들 때 기반기술로 활용된다.
노보노디스크뿐 아니라 화이자, 미국 머크(MSD), 로슈 등 다양한 글로벌 대형 제약사(빅파마)들이 TPD 분야에 뛰어들고 있다. 화이자는 TPD 기술을 활용한 항암제를 개발하기 위해 2021년 미국 바이오벤처와 2조원 규모의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SK바이오팜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TPD를 삼았다. 지난해 6월에는 620억원을 투자해 미국 TPD 전문 바이오기업 프로테오반트를 인수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