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 휴학하고 사업 도전…'1조 주식부자' 등극한 30대 창업가

입력 2024-02-27 10:30
수정 2024-02-27 14:21
이 기사는 02월 27일 10:3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35·사진)가 상장과 함께 1조원 주식 부자 리스트에 올랐다. 30대 주식 부자 순위 1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40대를 포함해도 구광모 LG 회장(2조5800억원) 다음으로 보유주식 지분가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이피알은 상장 첫날 개장 직후 공모가(25%) 대비 87%까지 오른 46만7500원까지 치솟았다가 오전 10시25분 현재 공모가(25만원) 대비 50% 상승한 37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김 대표는 에이피알 지분 237만9732주(31.38%)를 가지고 있는 최대주주다. 김 대표의 지분 가치 평가액은 한때 1조원대까지 올랐다가 현재 9000억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에이피알은 연세대 경영학과를 휴학한 김 대표와 이주광 전 대표(36) 창업한 패션·뷰티기업이다. 2014년 중국에서 한국 화장품 붐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 대학을 휴학한 뒤 사업에 집중했다. APR(Advanced People’s Real life)이란 사명에는 소비자에게 더 나은 삶을 위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김 대표는 과거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창업 히스토리를 말했다. 김 대표는 연세대 경영에 입학해 미국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이후 창업 길로 나섰다. 김 대표는 “경영학과라고 해서 창업하는 곳인 줄 알고 입학했더니 회계와 재무만 배워서 그만뒀다”고 말했다.

데이팅앱을 출시하면서 처음 사업에 뛰어들었으나 큰 성공 거두지 못했다. 중국에서 한국 화장품 붐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 화장품 브랜드 에이프릴을 시작했다. 저자극 스킨케어 화장품을 내놓으면서 시장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 거치면서 중국의 한국 화장품 수요가 많이 감소했으나 에이피알은 이런 타격에서 벗어났다. 기능성을 강조한 더마 화장품 메디큐브 때문이다. 그는 “화장품이 주는 가치가 분명히 있는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제품별 차별성이 없어졌다”며 “이미 스킨, 로션 등 기초 화장품이 상향 평준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에이피알은 이후 미용기기로 방향을 틀었다. 미용기기 에이지알은 지난해까지 누적 150만대 팔리며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지난 2017년에는 패션 브랜드 ‘널디’를 출시해 패션사업에도 뛰어들었다. 널디는 MLB에 이어 면세점 2위 상품으로 발돋움할 정도로 중국 등 해외에서 인기 높다. 하지만 최근 중국 소비시장이 침체되면서 성장성은 둔화되고 있다. ‘널디’ 매출액은 900억원대로 메디큐브에 이어 제 2의 사업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3718억원, 영업이익은 69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7.9%, 277.6% 증가한 수치다. 에이피알은 향후 어플 이용해 메디큐브의 미용 기기와 어플을 묶는 것이 목표다. 지난 1월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IT·가전 전시회 CES에 참여하기도 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