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의 아버지' 허사비스 "3년 내 AI가 만든 약 나온다" [MWC 2024]

입력 2024-02-27 08:57
수정 2024-02-27 09:12

“2~3년 내 인공지능(AI)이 설계한 약을 병원에서 보게 될 겁니다. 범용인공지능(AGI)이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강력하고 확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으니까요.”

‘알파고의 아버지’로 불리는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2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통신기술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4)’의 기조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기조연설 주제는 ‘우리의 AI 미래’. 그는 “최근 일라이릴리, 노바티스 등 글로벌 대형 제약사와 계약했다”며 “인류는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주장했다.

10년 안에는 AI가 스스로 추론하는 경지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사비스 CEO는 “지금은 AI의 문제 해결을 위해 가설을 세우고 문제를 제기하는 게 사람의 몫이지만 10년 뒤엔 다를 것”이라며 “AI가 스스로 예측까지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5년 그가 개발한 딥러닝(심층학습) 모델 ‘알파고’가 AI 시대를 앞당겼다는 분석을 내놨다. 알파고가 당시 바둑 최강자 이세돌 9단과 대결해 이기면서 ‘AI가 인간 지능을 능가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게, 더 많은 발전을 시도하는 계기가 됐다는 설명이다.

허사비스 CEO는 “AI는 신약 개발에 평균 10년이 걸리는 것을 몇 달 정도로 단축할 수 있다”고 했다. 2018년 단백질 구조를 분석해 신약을 개발한 프로젝트를 예로 들었다. 그는 “단백질 2000억 개를 모두 분석하려면 10억 년이 걸리지만, AI로 1년 만에 분석했다”며 “AI의 능력은 예상을 뛰어넘는다”고 말했다.

새로운 AI 폼팩터(외형)가 등장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허사비스 CEO는 “AI를 활용하는 주요 장치가 스마트폰에서 안경으로 진화할 수 있다”며 “보다 놀라운 것들이 발명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AI는 내 인생의 전부였다”고 강조했다. 허사비스 CEO는 2010년 딥마인드를 창업하면서 본격적으로 AI 개발에 착수했다. 2014년 딥마인드가 구글에 인수돼 구글 인공지능 부문 부사장과 딥마인드 CEO를 동시에 맡았다. 지난해 4월 구글의 AI 조직인 구글브레인과 딥마인드가 통합된 뒤 구글의 생성 AI ‘제미나이’ 개발을 이끌고 있다.

최근 제미나이의 이미지 생성 기능이 역사적 인물을 잘못 묘사해 해당 서비스를 일시 중단한 일도 언급했다. 허사비스 CEO는 “몇 주 안에 서비스를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르셀로나=정지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