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찰, KT&G 사외이사 '외유성 출장 의혹' 고발인 조사 마쳐

입력 2024-02-26 17:17
수정 2024-02-26 18:25

경찰이 KT&G 사외이사의 외유성 해외 출장 의혹 사건의 고발인 조사를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수서경찰서는 사외이사 외유성 출장 의혹으로 고발된 KT&G 백복인 사장 등 10여명을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23일 고발인 조사를 마치고 향후 수사 계획을 조정 중"이라고 말했다.

김선홍 공정산업경제포럼 사무총장은 고발인 조사에서 “유럽 등 비즈니스 왕복 항공권 약 800만 원, 7일 동안 지급된 현금 경비 3500달러와 현지 법인 직원이 대신 결제한 법인카드 비용 등을 포함한다면 1인당 출장경비가 2000만 원을 넘는다”며 "KT&G가 1인당 여행경비가 680만 원이라 호화 외유 출장이 아니라고 해명한 것은 새빨간 거짓”이라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어 "KT&G 사내 지배구조위원회와 평가위원회를 사외이사들이 사실상 지배하고 있다"며 "경영 임원과 사장 임금 등에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어 사외 이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호화출장이나 여행계획을 세운 것"이라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공정산업경제포럼 등 6개 시민단체는 지난 6일 외유성 출장 의혹과 관련해 KT&G 백복인 사장과 경영진, 사외이사 6명 등을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같은 날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도 '쪼개기 후원' 방식의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으로 백 사장과 경영진 등을 고발했다.

이들은 KT&G 사외이사들이 2012년부터 매년 해외 법인 시찰 등의 명목으로 출장을 떠나 주요 관광지를 여행하는 등 외유성 출장을 해왔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 2017년 KT&G가 담배 관련 규제를 막기 위해 직원 200여명을 동원해 당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3명과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 1명에게 나눠서 후원했다고도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KT&G 관계자는 "KT&G는 글로벌 기업으로 해외 사업에 대한 이해가 매우 중요한 요소이고 규정에 따라 업무 수행을 지원하고 있다"며 "해외 생산시설 방문 등 업무상 필요한 경우 연 1회, 7일 내외로 출장을 다녀왔고 회당 비용은 항공료를 제외하고 1인 평균 680만원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또 쪼개기 후원과 관련해 "회사의 위법행위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하여 향후 수사기관의 요청이 있으면 회사 차원에서 성실히 소명할 계획"이라고 했다.

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