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딤이앤에프 경영분쟁 격화…슈퍼개미vs경영진 소송전

입력 2024-02-26 11:49
수정 2024-02-27 09:16
이 기사는 02월 26일 11:4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디딤이앤에프 경영진과 최대주주인 '슈퍼개미' 김상훈 씨와의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덩달아 이 회사 주가도 치솟고 있다. 최근 두 번의 주주총회에서 양측은 1승1패를 기록했다.

디딤이앤에프 주가는 26일 오전 11시 20분 12.48% 상승한 64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13일부터 10영업일 동안 주가가 83.3%가량 뛰었다. 이 회사가 주가가 600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해 11월 21일 이후 석달 만이다.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작년 10월부터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김 씨와 사측 경영진의 지분 매입이 지속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졌단 분석이 나온다.

김 씨는 디딤이앤에프 지분 6.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디딤이앤에프 기존 최대주주는 정담유통이었으나, 주식담보 대출을 갚지 못해 지난해 7월 보유 지분 상당수가 반대매매되며 소액주주였던 김 대표가 비자발적으로 최대주주에 올랐다. 당시 자신의 직업을 ‘모험가’로 적으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 씨와 사측 경영진은 작년 10월부터 경영권 분쟁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까지 진행된 두 차례 주총에서 각각 1승 1패를 거뒀다. 작년 12월 주총에선 김 씨를 주축으로 한 소액주주 반대로 회사 측이 제안한 이사 선임안이 모두 부결됐다. 다만 올해 1월 다시 열린 주총에선 동일한 이사 선임안이 통과되며 판정승을 거뒀다.

디딤이앤에프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한 건 양측의 경영권 분쟁이 더욱 격화되면서다. 김 씨는 지난 1월 주총 이후 임시주총 관련 증거보전을 법원에 신청했다. 임시주총 효력에 대해 다투기 위한 사전 조치로 해석됐다. 법원은 지난 14일 이를 받아들였다.

이어 김 씨는 지난 23일 법원에 회사 경영진 직무집행정지 및 사내이사 등 지위 확인 등 가처분 신청을 각각 제기했다.

한편 디딤이앤에프 경영진은 김 씨가 지난 1월 제기한 임시총회 소집 허가 신청을 법원이 인용하자 지난 22일 항고했다. 해당 임시 주총에는 기존 주요 경영진 해임 안건과 주주제안 신규 이사 선임 안건이 포함됐다.

디딤이앤에프는 연안식당 등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는 코스닥 상장사다. 2017년 코스닥에 상장한 뒤 2019년 매출 1253억원을 올리며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코로나 팬데믹을 기점으로 부진에 빠졌다. 매출은 2020년 809억원, 2021년 618억원, 2022년 609억원으로 감소세다. 영업이익도 2020년부터 3년 연속 적자다.

경영난에 더해 최대주주의 반대매매, 경영권 분쟁 등이 잇따르면서 지난해 3월 초 1400원대였던 디딤이앤에프 주가는 1000원 미만의 동전주가 됐다.

회사 경영진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소모적인 경영권 분쟁은 불필요하다며 주주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사옥을 매각해 재무 여력을 확보하고 향후 흑자 전환 전까지 모든 경영진이 무보수로 근무하겠다는 조건을 내거는 등 주주 마음을 얻기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김 씨는 그동안 수년째 반복된 경영난을 끝내기 위해선 새로운 경영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시장 관계자는 “주주들은 어느 한쪽에 확실하게 힘을 실어주기보단 좀 더 많은 지분을 확보하는 쪽에 힘을 실어주겠단 분위기”라며 “양측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한 경영권 분쟁 이슈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