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경제가 ‘소비심리 부진’과 ‘수출 반등’으로 요약되는 가운데 지역별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경남의 수출은 30% 넘게 증가했지만 전북은 20% 가까이 줄었다.
통계청은 26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3년 4분기 및 연간 지역경제 동향을 발표했다.
물가상승과 고금리가 겹치면서 전국적으로 소비심리가 살아나지 않는 가운데 지역별로 온도 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대전(4.7%)과 부산(3.5%), 인천(3.2%)은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소매판매가 증가했다. 전문소매점과 면세점 등의 판매가 늘어나면서 소비 증가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반면 전남(-7.3%)과 제주(-6.4%), 경남(-5.9%)은 소매판매가 전국 평균(-2.4%)보다 많이 감소했다. 전국적으로 6개 시도에서 지난해 같은 분기 대비 증가하고, 11개 시도는 감소했다.
훈풍이 불고 있는 수출도 지역별 편차가 있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통관기준으로 지난해 4분기에 경남(31.7%)과 제주(29.0%), 경기(20.4%) 등 10개 시도에서 전년 동기 대비 수출이 증가했다. 선박과 반도체·부품, 메모리 반도체 등 품목에서 수출이 반등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전북(-19.3%)과 대구(-13.4%), 충북(-8.9%) 등 7개 시도에선 전년 동기 대비 수출이 감소했다. 철강 봉·형강과 기타 유기·무기화합물 등의 수출이 부진한 탓으로 풀이된다.
건설경기도 지역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철도·궤도와 발전·통신 등의 수주가 늘면서 지난해 4분기 전국의 건설 수주는 전년 동기 대비 18.9% 늘어났다. 경북이 90.7%, 대전과 광주가 각각 72.7%와 65.9%씩 증가했다. 반면 제주(-41.0%)와 울산(-27.5%)의 건설 수주는 줄어들었다. 통계청은 기계 설치와 주택, 공장·창고 등의 수주가 감소했기 때문으로 파악했다.
지난해 4분기 전국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분기와 비교해 3.4%로 전국 모든 시도에서 상승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높았던 지역은 서울(3.7%)과 부산(3.7%), 광주(3.6%)였다. 물가 상승이 약했던 지역은 세종(2.7%)과 제주(2.7%), 대구(3.0%) 순이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