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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MS)가 2018년 자사의 검색 엔진 '빙'을 애플에 매각하려 했으나 품질 문제로 거절당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26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구글은 미 법무부가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반독점 소송과 관련해 이달 초 법원에 제출한 자료에서 과거 MS의 빙 매각 추진 사실을 공개했다.
구글은 이 문건에서 MS가 2009년부터 2020년까지 6차례 애플의 사파리 웹 브라우저에서 빙을 기본으로 설정하는 방안을 애플에 제안했지만, 그때마다 애플은 빙의 품질 문제를 들어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구글이 이런 내용을 소송 문건에 적은 건 자사가 일부러 경쟁을 저해한 게 아니라 검색 엔진 품질의 우수성 때문에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다고 반박하기 위해서다.
구글 측은 "애플이 빙과 구글의 품질을 검토한 결과 사파리 사용자들에게 구글이 우월한 기본 선택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이것이 바로 경쟁"이라고 주장했다.
또 구글은 MS가 2018년 애플에 빙 매입이나 빙 관련 합작회사 설립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제안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에디 큐 애플 서비스 담당 수석 부사장은 문건에서 "MS의 검색 품질과 투자 등 모두 별로였다"며 "검색 품질 자체도, 투자 수준도 구글과 비슷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MS의 광고 조직과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구글은 팀 쿡 애플 CEO가 애플 임원들에게 빙에 대한 평가를 이메일로 보냈다고 밝혔지만, 어떤 평가를 보냈는지 발언은 서류에 쓰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구글과 MS 측은 모두 답변하지 않았다.
미국 당국은 구글이 휴대전화와 웹브라우저에 구글의 검색엔진을 기본으로 설정하는 대가로 스마트폰 제조사 등에 260억달러 이상 지급하는 등 반독점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구글은 검색 시장에서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갖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구글의 검색 시장 점유율은 작년 1월 기준 92.9%로 압도적 1위다. 2위인 빙은 3.03%에 불과했다. MS는 오픈AI에 거액을 투자해 검색엔진 빙에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접목했지만 아직 영향력은 미미하다.
구글과 애플은 2002년부터 제휴를 맺고 구글을 아이폰 등 애플 기기 사파리 기본 검색엔진으로 사용하고 있다. 구글이 이를 유지하기 위해 검색광고 수익의 36%를 애플에 지급하고 있는 사실이 지난해 11월 재판에서 공개됐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의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도 해당 사실을 인정했다.
법무부는 법원에 제출된 서류에서 "애플이 구글로부터 막대한 돈을 받지 못했다면 애플은 자체 검색 엔진을 개발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