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이번주 방한해 조주완 LG전자 CEO와 확장현실(XR·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의 장점을 합친 기술) 헤드셋 공동 개발·출시 전략을 협의한다. 협의 안건에는 메타의 인공지능(AI) 기술을 LG전자의 정보기술(IT)·가전 제품에 적용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두 회사의 ‘AI·메타버스 동맹’이 본격화하는 것이다. AI 등 첨단기술 최강자 중 하나인 메타와 ‘하드웨어 명가’ LG가 손을 잡는다는 점에서 글로벌 IT업계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5일 산업계에 따르면 저커버그 CEO는 오는 28일께 조 CEO를 만나 AI, XR 등 차세대 기술·제품 관련 협력 방안을 협의한다. 이 자리엔 LG그룹 IT 부품 계열사 주요 경영진도 참석한다. 전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저커버그 CEO가 10년 만에 한국을 찾은 첫 번째 이유가 LG전자와 XR 헤드셋 관련 협의를 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두 회사의 XR 헤드셋 공동 개발 계획을 이번에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두 회사는 애플의 ‘비전 프로’를 능가하는 최고 성능의 XR 헤드셋을 내년 1분기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그동안 쌓은 하드웨어 기술력을, 메타는 AI와 메타버스 사업에서 쌓은 노하우를 투입한다. 메타는 2016년부터 VR(가상현실)·AR(증강현실) 헤드셋을 꾸준히 내놓으며 점유율 1위(작년 3분기 49%)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일부 기능에서 애플 비전 프로에 뒤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메타의 헤드셋은 중국 고어텍이 만든다.
두 회사는 이번 회의 때 LG전자의 스마트가전 운영체제인 ‘웹OS’를 이 헤드셋에 적용하는 방안과 메타의 AI 서비스를 LG전자 제품에 적용하는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황정수/김채연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