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의 인공지능(AI) 시험 AICE(AI Certificate for Everyone·에이스)가 3년 차에 접어들었다. 누적 기준 시험 응시자 수가 2만 명을 넘어서면서 AICE를 인사 평가에 활용하거나 사내 AI 교육에 활용하는 기업이 부쩍 늘었다. AICE를 활용하는 교육 현장도 눈에 띄게 많아졌다. 올해 첫 정기시험은 다음달 15~16일 시행된다. “AI 경쟁력 확보 갈수록 중요”25일 AICE 사무국에 따르면 AICE 시험의 누적 응시자 수는 접수 기준 1만8966명을 기록했다. 다음달 6회 정기시험 신청자를 더하면 누적 응시자 수는 2만 명을 넘길 전망이다. AICE는 한국경제신문사가 KT와 함께 개발한 AI·교육평가 도구다.
최근 웰컴저축은행이 사내 교육 프로그램에 AICE를 도입했다. 이 회사는 AICE 교육 수강과 베이식(비전공자 입문) 또는 어소시에이트(준전문가) 자격 취득을 필수 이수 항목으로 정했다. 모든 임직원이 AICE나 다른 AI 온라인 과정을 골라 이수해야 한다. 도입 초기부터 90명 이상이 시험 응시를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경영환경이 AI 기반으로 전환하면서 회사 차원의 AI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임직원 개개인의 AI 역량을 강화할 방안으로 AI 교육 과정을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의 계열사 웰컴에프앤디에도 AICE를 확대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웰컴저축은행처럼 AICE를 임직원들의 역량 제고에 활용하고 있는 기업 및 기관은 이달 기준 143곳에 달한다. 1년 전 59곳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대부분 사내 교육에 AICE를 적용했다.
채용이나 인사 평가에서 AICE 인증 소지자에게 가산점을 주는 기업도 37곳에 이른다. KT, 신한은행, HD현대중공업, HD한국조선해양, 녹십자GC, GS리테일 등이 대표적이다. 다양한 인재의 AI 이해도를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수단이 마땅치 않았던 상황을 AICE가 해결했다는 게 기업들의 설명이다. 한경미디어그룹도 올해 채용부터 AICE 인증 소지자를 우대한다. 비전공자도 AI ‘열공’교육 현장에서도 AICE의 존재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고려대는 AICE 어소시에이트 시험을 매년 상반기 하반기 두 차례 실시한다. 홍익대, 서울로봇고 등 학교 40여 곳도 AICE를 활용하고 있다. 전주대는 지난달 KT와 업무협약을 맺고 AICE를 학내 도입하기로 했다. 제주지역혁신플랫폼(RIS) - 참여대학(제주대학교, 제주관광대학교, 제주한라대학교)은 사업단의 대학교육혁신본부 사업으로 AICE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배화여대는 지난해 2월 AICE를 도입해 1년간 소속 교수 80% 이상이 시험에 응시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부터는 ‘디지털 리터러시’ 강의를 개설해 AICE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중학교에서도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인천 상인천중학교는 지난해 2학기부터 3학년생 전원의 AI 수업에 AICE 기반 콘텐츠를 쓰고 있다.
AICE 시험은 응시자 중 비전공자 비율이 4분의 3에 달한다. 정보기술(IT) 전문가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자기 역량에 맞는 AI 학습 기회를 제공한 덕분이다. AICE의 비전공자용 시험인 베이식은 실무에서 주로 쓰이는 표 형태 데이터를 코딩 지식 없이 분석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베이식의 합격률은 약 50%. 접근은 쉬워도 합격이 만만한 시험은 아니란 뜻이다. 전문가는 중급 단계인 어소시에이트, 고급 단계인 프로페셔널 시험에 도전할 수 있다.
이주현/정지은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