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비만 인구가 증가하며 관련 산업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여기에 집중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국내에 출시된다. 비만치료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일라이릴리와 노보노디스크 뿐 아니라 룰루레몬 플래닛피트니스 등 피트니스 관련주까지 담아 시장의 관심을 모은다.노보노디스크·일라이릴리 56% 담아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KBSTAR 글로벌비만산업TOP2+ ETF’를 오는 27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이 ETF는 국내 언론사 중 유일한 지수산출기관인 한국경제신문사가 개발한 ‘KEDI 글로벌비만산업TOP2+ 지수’를 추종한다.
KBSTAR 글로벌비만산업TOP2+ ETF는 세계 비만치료제 시장 선두 기업인 미국 일라이일리와 덴마크 노보노디스크를 각각 28%씩 가장 큰 비중으로 담는다. 유럽 시가총액 1위인 노보노디스크는 ‘위고비’로 유명한 비만치료제 시장의 개척자다. 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와 세계적인 톱모델 킴 카다시안이 효과를 본 것으로 유명세를 탔다.
일라이릴리는 전 세계 헬스케어 분야의 시가총액 1위 제약사다. 지난해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젭바운드’ 외에 7종의 추가 신약을 내놓겠다는 전략을 최근 발표했다. 인슐린분비를 촉진해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 ‘GLP-1’ 계열 신약을 주도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에서 젭바운드의 매출이 올해 최소 20억 달러(약 2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위고비는 지난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 거둔 매출이 61억8000만 크로네(약 1조2000억원)에 달했다.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 등은 비만약의 심혈관 질환 위험을 낮추는 효과를 증명하기 위한 연구 경쟁도 펼치고 있다. 비만치료제 시장은 2030년 100조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증권가에선 두 업체가 향후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의 약 80%를 점유할 것으로 전망한다.
룰루레몬·딕스스포팅굿즈에 분산투자KBSTAR 글로벌비만산업TOP2+는 이외에도 머크, 아스트라제네카, 애벗 레버레토리, 화이자 등 비만 신약을 개발중인 글로벌 제약사에 분산투자한다. 기능성 스포츠 의류업체 룰루레몬, 딕스스포팅굿즈, 플래닛피트니스 등 비만 치료와 병행할 수밖에 없는 피트니스 분야 매출 상위 기업들도 담아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이들업체들도 비만 치료산업과 함께 고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환오픈 상품이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총 보수는 0.35% 수준이다. 이수진 KB자산운용 ETF상품실장은 “전세계 비만 환자 수는 지난 50년간 3배 이상 증가했고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2035년엔 전체 인구 절반 이상이 비만인구가 될 수 있다”며 “비만치료제 관련주는 고성장하는 시장과 함께 글로벌 증시의 장기 테마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